[글로리데이] 그래도 청춘 영화인데, 희망의 빛이라도 보여주면 좋잖아?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네 명의 친구들.
용비, 지공, 두만, 상우
해병대 입대를 앞두고 있는 상우를 포항까지 바래다 주기위해
1박 2일 여행을 떠나게 된 네 명의 친구들은
의도치않게 폭력 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고등학교를 졸업하여 인생에 영광이 가득찰 것만 같았던 그들의 청춘은
글루미데이로 변해가는 데...
청년백수가 늘어나고, 살기 팍팍해지면서
그런 사회상을 영화가 외면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요즘의 청춘들이 10년 전, 20년 전의 청춘하고는 다를 수 밖에 없는 게 당연하겠지만.
<글로리데이>를 보고 있으면, 청춘 영화라기 보다는
아이의 세계에서 어른들의 세계로 입문하려는 청년들의
뼈아픈 신고식을 보는 기분이다.
모름지기 청춘 영화라면, 결론은
우리의 청춘은 비록 힘들지라도 우리에게는 내일이 있다...
정도로 이야기가 풀어줘야 하는데
<글로리데이>는 적당히 때묻히고 살아가는 어른들의 세계에 편입되는 시점에
손을 깨물어 혈서를 쓰는 아픔을 맛보게 한 후,
어른을 시켜주는 그런 느낌이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어른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적어도 이런 때는 묻혀주고 가야한다는.
영화는 이 네 명의 청춘들이 서로 할퀴고 생채기를 낼 때까지
담담히 지켜볼 뿐이다.
<헝거게임>보다 더 잔인하고 지독한 현실이다.
국내외 영화제에서 많이 초청받고 신인 감독치고는 꽤나 화려한 데뷔를 한 감독이라
내심 기대했는 데,
최정열 감독의 시선은 날카롭고 신랄하지만
따뜻함은 없다.
다큐멘터리보다 더 냉정한 느낌이다.
스무살 아이들의 성장통을 그렸다는 점에서 청춘 영화라고 말할 수 있지만
우리 사회의 치부를 너무 일찍 알아버린 아이들의 내일이
기득권 의식에 사로잡힌 그렇고 그런 어른들이 될 것 같아
씁쓸하고 씁쓸하다.
2016년 오늘을 살아가는 청춘 영화.
2016년에는 청춘 영화에 마저 찬바람이 쌩쌩 부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