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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찾아줘(GoneGirl)] 남편이 미울 때? 남편을 이해하고 싶다면!

삼동집 2015. 1. 1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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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빗핀처의 영화 [나를 찾아줘]를 보고 싶었는데...

애 둘 딸린 엄마로서 영화관에 가는 건 구차한 변명이 필요하다.

그래서 원작을 먼저 보기로 하고 책을 구매했는데, 책 읽는 속도가 워낙 팬티엄 급이라 벌써 VOD로 볼 수 있다. 

...편리한 세상이다.

 

[나를찾아줘]는 아마존 종합베스트 1위, 뉴욕타임스 소설 베스트 셀러 등 이미 검증된 베스트셀러인 만큼 읽기전부터 기대하게 되었다. 더군다나, 데이빗핀처가 영화를 만든 원작이었기에 <세븐>, <파이터클럽> 만큼의 뒷통수가 얼얼해질 반전도 내심 기대하게 되었다.

 

결혼 5주년 기념일에 부인 에이미가 사라졌다.

남편인 닉은 실종신고를 하고, 에이미를 찾으려고 하지만, 도리어 닉이 범인으로 몰린다.

닉은 지고지순하고 착한 (거기다 예쁘기도 한) 마누라를 파렴치하게 죽여버린 지상 최악의 남편이 된 것이다.

하지만,,, 에이미는 (자기보다 훨씬 어린 여자애와) 바람을 핀 닉을 응징하고 골탕먹이기 위해

이 모든 일을 꾸민 것이었다. 반성하고 반성하고 남은 여생은 에이미를 위해 봉사하는 마음으로 살겠다는 닉의 공개적인 다짐을 받고 집으로 돌아온 에이미에게 닉은 치를 떨지만 닉은 에이미를 떠날 수 없다.

 

[나를찾아줘]는 소시오패스를 소재로 한 숨막히는 스릴러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설레였던 남녀 사이에서 서로에게 투명인간이 되어가는 부부 관계가 되기까지, 남자가 / 여자가 느끼는 감정들을 스릴러에 잘 녹여내고 있다. 주인공들이 이런 험악하고 말도 안되는 행동을 하는 데에 수긍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이들의 감정이 부분 공감이 가기 때문이다. 에이미가 이제는 자신을 바라보지 않는 남편을 되돌리기 위해 하는 행동이나 닉이 무언가를 계속 채워주어야하는 에이미에게 지쳐 앤디를 만나는 것과 앤디를 만나면서 느끼는 복잡한 감정들이 부부 생활을 어느정도 한 사람이라면 한 번 쯤은 느껴봤을 감정들이기에 공감이 가고, 그러면서 힐링이 된다. 스릴러를 읽으면서, 힐링이 된다고 말하니, 좀 사이코패스 같지만. [나를 찾아줘]는 드라마도 복합장르가 대세이듯 복합장르 소설이다. 진화된 심리 스릴러이다.

 

닉와 에이미의 각각의 시선으로 교차하는 챕터 구성은 인물들이 각각의 사건을 자신들의 입장으로 이야기를 구성하여 독자로서는 퍼즐 맞추는 재미가 짜릿하다. 물론, 에이미가 소시오패스인 걸로 밝혀지고, 집으로 컴백해서 보여주는 과정들은 정리 수순인데, 좀 장황하게 늘어지는 부분도 없지 않아 있지만, 그런 독자들을 위해 길리언 플린은 마지막 페이지까지 작은 반전을 숨겨 놓았다. 그녀는 정말 쎄다.

 

정말 에이미만큼 길리언 플린은 영리하다. 그녀는 공부를 하는 여자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