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전] 독한 캐릭터들의 전쟁
석양이 아름다운 소금창고
조진웅, 김성령, 차승원, 김주혁, 류준열...그리고 박해준
어벤져스급 캐스팅으로 나름 기대하고 있었는데, 오늘 간만에 기회가 돼서, 살~짝 보고 왔다.
나에게는 <천하장사 마돈나>로 기억되는 이해영 감독이기에 느와르는 어떻게 찍었을지 궁금하기도 하고.
영화 초반부터 '펑'하고 터지는 폭파 시퀀스.
폭파된 마약 공장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락.
오랫동안 마약 조직의 우두머리 이선생을 쫓아왔던 원호는 이선생을 잡게 해주겠다고 경찰서로 제발로 찾아온 오연옥의 말에 솔깃 하는
데... 그 오연옥이 느닷없이 경찰서 조사실에서 해장국에 코 박고 죽어버린다.
이제 이선생을 잡기위한 유일한 연결고리인 락을 수사에 끌어들이기로 하는 데...
소문만 무성한, 그 누구도 본적이 없는 베일에 싸인 이선생을 과연 잡을 수 있을까.
분량은 중요치 않다! 존재감 뿜뿜~
<독전>은 반전을 숨기고 있는 진부한 느와르인건 분명하지만,
독해서 강하게 뇌리에 박힐 수 밖에 없는 캐릭터들과 스토리를 압도할 만한 로케이션들로 그럴싸한 느와르가 되었다.
또한, 느와르 영화에 빠질 수 없는 음악감독 달파란의 음악으로 감정이 고조되어
두 시간이 조금 넘는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이야기는 잘 흘러간다.
다만, 정답이 계속 보일 뿐.
씬스틸러 진서연
정답이 보여도 좋다. 제 몫 이상을 해주는 이 멋진 배우들이 있는데, 무슨 문제란 말인가?
라는 말도 안되는 생각이 자꾸 든다. 독전을 보고 있으면.
이선생을 잡기위해 아시아 마약 시장의 거물 진하림(김주혁)을 만난 후, 바로 가짜 진하림으로 변장하여
선창(박해준)을 속이는 원호(조진웅)를 보면 소름이 쫙쫙 돋고
그 선한 얼굴에 어떻게 저런 독한 모습이 있었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놀라웠던 김주혁의 신들린 연기와
5분 출연했지만, 두 시간의 존재감을 뽐내는 김성령.
그리고 이렇게 쎈 캐릭터들 사이에서 중심을 잘 잡아준 류준열까지 있는데.
이러한 배우들만 봐도 저절로 긴장이 되는데!
영원한 배우 김주혁
촘촘하지는 않은 얼개에 아쉬울 수는 있지만, 이런 멋진 캐릭터들과 그 캐릭터를 훌륭하게 소화해주는 배우들과
공들인 로케이션이 있으니
조금 아쉬운 스토리는 이해해 주기로 하자.
"그거 알아? 무언가를 계속 쫓다보면, 어느 순간 내가 왜 이걸 쫓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지.
그땐, 바로 집에 가서 씻고 자야할 때란 말이지."
생각이 많아지면, 집에 가서 한 숨 자자.
스산하고 추운만큼 외로워 보이는 노르웨이의 도로를 운전하는 원호의 모습이 마음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