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나부랭이

상실의 시대 Norwegian Wood_Anh Hung Tran

삼동집 2011. 5. 24.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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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엄마로서, 두 시간이나 되는 한 편의 영화를 한 번에 본다는 것이 엄청난 사치인 것을 아는 사람들은 알 것이다. 그래서... 세 번에 나눠봐서 그런 걸까. 한 번에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면 달랐을까.

<상실의시대>는 내 나이즈음의 사람들에게는 타이틀만 들어도 뭔가 마음 한 구석이 싸한, 그래서 금방이라도 비틀즈의 노래를 듣고만 싶어지는 청춘의 불안정한 상실감을 담은 이야기이다. 이제는 느낌만 아스란히 남은 마음 한 구석에 꼬깃꼬깃하게 접혀있던 추억을 상기시키고자 (후회할 걸 알았지만 그래도 보고싶은 마음에) 새벽을 틈타 아기를 안고 본 '상실의 시대'는 청춘의 고민을 한 퀴에 날려 버리고, 몸으로 부대끼는 사랑 영화가 되어있었다. 우리의 젊은 고민들은 사라지고, 육체 탐방에만 열중하는 우리의 와타나베군과 나오코양은 뭔가 결여되어 있는 기분이다. 마치 책 속의 러브 모드만 뽑아서 영화로 만든 기분이랄까.

라디오헤드의 기타리스트라는 조니 그린우드의 귀를 자극하는 음악만이 머릿 속에 남는다.

하루키는 이 영화를 보고 어떻게 생각했을까.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