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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발자국] 행복은 예측할 수 없을 때 더 크게 다가오고 불행은 예측할 수 없을 때 감당 할 만하다.

삼동집 2018. 9. 28.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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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승 교수의 열두 번의 강의를 묶어 낸 책 <열두 발자국>.  구글의 흥미로운 채용 방식을 소개하며 시작한 이야기는 끝까지 흥미진진하게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결정 장애는 왜 생기는지, 뇌의 새로고침은 가능할지, 우리는 어떻게 의사결정을 하게 되는지 등등 우리의 뇌가 사고하는 방법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풀어서 이야기해준다.


강연집이다 보니, 다른 책들의 인용도 많고, 과학 실험의 사례도 예를 들고 있어서 읽고 있으면, 뇌의 전두엽과 후두엽이, 측두엽과 두정엽이 서로 막 신호를 주고 받는 느낌이다. 그런데 신기한 건 이 강연집을 읽고 있으면, 아이들의 교육에 대한 해법도 보이고, 내 상처받은 마음에 대한 해법도 보이고, 내 앞으로의 삶에 대한 해법도 보이는 정신적으로 위로가 되는 책이다. 


다음은 책에서 재미있었던 부분을 살짝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우리는 보통 한 것보다 못한 것들을 나중에 후회하게 되는 데 이를 막기위해서는 70퍼센트의 확신이 든다면, 실행해라! Go!


우리는, 특히 회사는, 한 번 목표 또는 전략을 세우면, 수정하기가 어렵다. 왠지 리더는 자신이 세운 전략을 수정하면, 직원들이 자신의 리더십을 의심할까 봐 수정을 어려워한다. 하지만, 전략은 계속 수정되어야 하고, 바뀌는 상황에 따라 의사결정은 계속 수정되어야 혁신을 만들 수 있다.


사람들은 보통 인정을 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다. 우리 사회에서 결정 장애자들이 많아진 것은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에서는 무언가를 결정했을 때, 인정받지 못할 것을 우려하는 데서 기인한 것이다. 우리 사회가 실패해도 재기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마련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는 '결핍'을 두려워한다. 아이들에게 특히 결핍된 시간을 허하지 않는다. 아이들의 하루 스케줄을 빼곡히 채워 아이들에게 따르라 한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은 결핍을 느낄 시간이 없고 결핍, 무언가에 대한 부족함을 느끼지 못하니, 욕망도 생기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설계해야 되는 시간이 왔을 때,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게 되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스스로 욕망을 만들 수 있게 자유롭게 놀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실리콘밸리에 있는 IT회사들은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샘솟게 하고 혁신을 만들기 위해 직원들의 사무실을 놀이 공간처럼 인식하게 만들기 위해 사무실 인테리어나 근무 환경도 그에 맞게 변화를 준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CEO들은 그런 실리콘밸리의 사례를 보고서는 순수하게  그들의 아이디어만 빌려서 직원들에게 "즐겁게 일하세요~ 그렇지만 놀기만 해서는 안돼요." 라고 이야기하며 혁신을 재촉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혁신이 만들어 질 수는 없다. 


우리 뇌는 목표지향 영역과 습관 영역을 관장하는 부분이 따로 있다. 뇌는 우리에게 익숙한 것들을 할때는 습관 영역을 사용하여 에너지를 스스로 절약하는 것이다. 자동 절약 모드라고 할까? 그래서 우리가 무언가를 두 번 이상하면 뇌는 다시 그 일을 할 때, 습관영역에서 관장하게 되므로 뇌를 새로고침하기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하지만, 새로고침을 하고자 한다면, 우리를 절박한 상황에 놓이게 하면 된다. 메멘토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오늘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고 절박하게 대한다면, 새로고침도 가능하다.


우리는 미래를 엿보기 위해 점을 본다. 미래에 대한 단순한 궁금증일 수도 있고 미래를 알면 막연히 좋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좋은 일을 미리 알았을 때, 그 좋은 일을 당하면, 기쁨이 반감되고, 나쁜 일을 미리 알면 미리부터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해서 더 정신 건강에 해롭다. 행복은 예측할 수 없을 때 더 크게 다가오고 불행은 예측할 수 없을 때 감당 할 만하다.


인공지능의 발달로 우리들은 우리들의 직업을 잃을 걸 걱정한다. 실제로 단순노동을 하는 직업들은 쉽게 대체될 것이고  그러한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새로운 직업을 찾을 수 있게 정부에서 제도를 만들어 줘야 하는 데, 우리는 아직 그러한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지 못해서 우려스럽다. 사람들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등영역의 뇌를 사용하는 분야의 직업으로 옮겨갈 수 있게 도움이 필요하다. 지금도 주식 시세나 단순 이슈를 자동으로 송고하는 로봇 기자들이 있지만, 기자의 본질이 취재에 있다고 믿고 있고, 취재를 하여 쟁점을 정리하고 그러한 기사를 송고하는 기자는 영원할 것이다.  


스마트폰 이후 어떤 제품이 스마트폰만큼 우리의 생활에 변화를 줄 수 있을까? 비트세계(가상세계, 온라인)와 아톰세계(현실세계, 오프라인)를 연결 할 수 있는 기계가 나온다면, 바로 그 제품이 스마트폰만큼의 파급력을 가질 것이다. 읽다보니, 문득 든 생각이... 시골에 계시는 할머니의 안전을 위해 집에 CCTV를 달아서 가끔 할머니가 잘 계시는지 스마트폰의 어플을 통해 보게 되는 데, 이때 할머니 식사도 어플을 통해 전달할 수 있으면, 얼마나 편할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렇게 비트세계와 아톰세계를 자연스럽게 이어줄 수 있는 기계가 나온다면, 스마트폰만큼 또 한 번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꿀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는 에디슨이나 빌게이츠 같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세상을 바꾼 사람들을 보면, 그들이 리스크를 두려워하지 않고 탐험가처럼 용기있게 나아갔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러한 위인들은 사실 리스크 taker라기 보다는 리스크 관리자에 가깝다. 그들에게 닥칠 위험들을 미리 파악하고 대책을 만들어 준비하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뚝심있게 밀고 나가는 사람들이 결국 혁신을 만들고, 세상을 바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