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덧 해소] 괴로운 입덧을 견디는 방법
임신 5주차(7월)부터 17주인 지금까지 폭풍 입덧을 경험하면서 조금씩 쌓인 입덧 완화 노하우를 공개할까해요. 입덧은 사실 시간이 지나가는 것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지만, 그래도 오랜 시간 입덧을 하다보니 완화에 조금 도움이 되는 것들을 발견하게 되더군요.
저는 둘째인데도, 첫째때와 비슷한 시기 동안 비슷한 방법으로 입덧을 했어요. 저의 입덧 패턴은 울렁증과 함께 기운이 하나도 없고, 세끼를 꼬박꼬박 먹어도 계속 허기가지며, 허기가지면 구토를 해서 항상 속이 차있어야 했어요. 입덧으로 입맛이 없어 먹기는 싫은데, 속이 차있어야 좀 나으니깐 계속해서 먹어야 하는 상황이 참 괴롭더라고요. 회사도 다니는지라, 자리에 앉아서 꾸역꾸역 먹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사실 좋지가 않아 여러모로 힘들었습니다. 16주때부터는 울렁증은 사라지고, 구토는 안하는데, 17주인 지금까지도 속이 비면, 힘드네요. 헛구역질은 양치질 할 때 조금 하고요. 기운이 없는건 13주까지 갔는데, 그 후에는 점점 회복하여 지금은 임신전 정도로 회복했어요. 13주까지는 퇴근 후에, 저녁 대충 먹고 8시부터 자는 바른 생활을 했어요. 힘들기도 했지만, 자야지 입덧을 잊을 수 있으니까요.
그럼, 이제 슬슬 제 입덧 서랍장을 열어볼까요?
1. 탄산수
입덧 기간에는 항상 소화가 안되는 것 같고 더부룩해서 물 대신 탄산수를 즐겨 먹었어요. 사실, 사이다가 먹고 싶기는 한데, 왠지 아기에게 좋지 않을 것 같아 상대적으로 좀 낫지 않을까 싶어 탄산수를 마셨어요. 페리에를 주로 먹었는데, 페리에가 좀 비싸서 롯데칠성에서 나온 트레비를 한 번 먹어봤는 데, 트레비는 인공향이 많이 가미된 맛이에요. 그래서 비싸도 페리에를 먹었어요. 전 페리에 레몬, 라임 플레인을 주로 마셨어요.
2. 상큼한 과일
입덧을 하니 상큼한 과일이 많이 땡기더라고요. 약간은 신 자두, 설익은 그린애플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네요. 포도는 회사에 가져가서 배 채우기에 좋고, 복숭아 많이 먹으면 예쁜 아이 낳는다고 해서 자주 먹었어요. 과일도 급하게 많이 먹어서 토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과일은 꾸준히 먹히는 것 같아요. 여름에 입덧을 해서 좋은 점은 이런 상큼한 과일을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점인 것 같아요. 첫째때는 겨울에 입덧을 했는데, 귤 빼고는 먹을만한 과일도 별로 없었거든요.
3. 사탕, 껌
사탕, 껌이 몸에 좋지 않은 건 알지만, 입덧할 때는 입에서 쓴 맛도 나고, 울렁거려서 껌을 씹거나 사탕을 물고 있지 않으면, 괴롭더라고요. 저같은 경우는 껌도 계속 같은 걸 먹으면 물려서 계속 바꿔서 먹었어요. 처음에는 풍선껌같은 과일맛 껌이 괜찮았고 시간이 지나니 자일리톨 같은 껌에 손이 가더라고요.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치클로 마무리.
사탕은 리꼴라를 먹으면, 목에 낀것 같은 이물감이 내려가는 것 같아 좋았고요. 아이스브레이커스 베리맛도 울렁증을 일시적으로 해소하는데 도움을 주었어요. 하지만, 민트맛은 치약같아서 오히려 안좋은 듯.
4. 얼음, 얼린 우유
사탕과 껌도 많이 먹으면, 입에서 단 내도 나고 물려서 저는 종종 입에 각얼음을 물고 있었어요. 입 안이 시원하면, 순간적으로 울렁증을 잊게 되더라고요. 또, 우유를 얼려서 회사에 가져갔는데, 우유가 얼면, 사각거려서 샤베트 아이스크림같아요. 개인적으로 요 방법 추천!
5. 스프
속이 비면, 특히 입맛이 떨어지는데, 그래도 먹어야 하거든요. 그 때, 보노 스프를 후루룩- 마시면, 속이 따뜻해져서 쉽게 넘어가는 것 같아요. 보노 스프는 뜨거운 물만 부우면 되니깐 편하기는 한데, 이것 또한 인스턴트류니 많이 먹으면 좋을 건 없을 것 같아서 정- 힘들때만 먹었어요.
이상하게 입덧 기간에는 집 음식보다 바깥 음식이 더 땡기더라고요. 자극적이고, 조미료 팍팍 들어간 그런 음식이 땡기는데, 꾹꾹- 참느라 힘들었어요.
입덧이 힘든 또 하나의 이유는 2-3달을 병자가 아닌 병자로 있으면서, 정신적으로 약해지는 점에 있는 것 같아요. 저같은 경우는 회사 업무 외에 집에 오면, 바로 잠만 자니 사생활도 없고 우울해지면서, 힘이 빠지더라고요. 입덧을 하니, 친구들을 만나기가 쉽지도 않거든요.
그래서 정신적으로 위안을 얻기위해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구입했답니다. 짧은 글로 이루어져 있어서 정신적으로 힘들때, 몇 줄 읽으면, 위안이 되는 것 같아요.
책 내용 중에 '자식은 두 부류가 있는데, 한 부류는 부모에게 빚을 받으러 온 자식이고, 다른 한 부류는 부모에게 빚을 갚으러 온 자식' 이라는 글을 보고, '우리 만두(태명)가 나에게 빚을 받으러 온 건 가보다' 생각하면서, 입덧이 힘들지만, 엄마가 되기 위한 통과의례라고 생각하게 되더군요.
입덧으로 고생중인 세상의 모든 예비 엄마들.
힘내자구요! 이제 갓 두 돌지난, 첫째를 보면서도 느끼는 거지만, 자식키우는 보람은 세상 그 어느 일보다도 보람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