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소소함

[팀버튼전] 팀버튼의 팬이거나, 팀버튼의 정신세계가 궁금하다면!

삼동집 2012. 12. 22.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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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컬쳐프로젝트09 <팀버튼전>이 12월 중순부터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팀버튼 영화를 좋아하기에 전시회가 시작된 이튿날인 14일쯤 구경을 갔습니다. 평일 오전임에도 한가하지 않을 정도로 팀버튼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서울 시립미술관 외관도 전시회에 맞춰 팀버튼의 영화로 꾸며 놓았네요.

 

팀버트의 가장 대표작인 <크리스마스악몽>의 포스터 사진을 그대로 옮겨놓았네요.

 

 

 

티켓박스도 팀버튼 스타일로~ 재기발랄하게!

 

현대카드를 소지한 사람들이나 다둥이 행복카드, 시티투어버스카드, 에코마일리지카드를 소지한 사람들은 20% 할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저는 아무것도 없어서 다 내고 봤다는... 개인 12,000원! 20% 할인 받는다면, 9,600원이라는 착한 가격에 볼 수 있어요.

 

현대카드에 대한 필요성을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는데, 처음으로 느끼네요. 역시 콘서트나 전시회 기획에 일가견이 있네요.

 

팀버튼의 캐릭터들로 장식한 건물 전면. 전시회를 보러 온 사람들을 누가왔나~ 하고 쳐다보고 있는 것 같아요. 그들의 시선이 느껴지네요.

 

 

임신 7개월이지만! 태교에 안 좋을지도 모르지만! 엄마이기 이전에 팀버튼의 팬으로서, 봐야겠기에~

 

전시회 안에서는 사진을 찍을 수 없어서 입구에서라도 한 장 찰칵!

 

전시회 복도 한 쪽 면에 그의 영화 포스터들을 전시회 놓았어요.

 

 팀버튼의 필모그래피를 보니, 최근 작품은 예전 작품만큼 재미있지 않았던 것같아요. 그나마 <스위니토드>가 좋았죠.

 

다른 쪽 벽면은 팀버튼이 그린 캐릭터들과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해놓았어요. 그가 그린 캐릭터들은 어딘지 모르게 다들 외로워보여요.

 

이번 <팀버튼전>에서는 그의 작품 700여점을 만날 수 있었는데요, 그가 작품을 위해 스케치 해놓은 것이나 <배트맨>, <찰리와 초콜릿공장>, <크리스마스악몽>에서 사용했던 소품 또는 인형들도 볼 수 있어요. 그리고, 그가 초기에 작업한 단편영화들과 장편영화들도 짧게 편집하여 보여주고 있었어요. 저는 상영중인 단편 중에 <빈센트>가 가장 재미있었어요. 빈센트 프라이스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외롭고 고독한 소년의 모습이 실제 팀버튼과 겹쳐 보이네요.

 

전시회는 2층과 3층으로 되어있는데, 2층에는 버뱅크에서 보낸 어린시절에 그가 그렸던 그림들과 디즈니 애니메이터로 활동했던 젊은시절의 작품들이 전시되어있고, 3층에는 팀버튼이 장편영화 감독으로 데뷔하고 난 후, 전성기시절 그린 그림들과 영화 소품들이 전시되어 있어요.

 

가장 놀랐던 부분 중에 하나는 어린시절 or 젊은시절 그렸던 그림들을 참 잘 모아두었다는 것이었어요. 심지어 커피 마시러 갔을때, 냅킨에 그린 낙서같은 것들도 몇 십장 모아 전시를 해놓았는데, 선명한 컵자국이 찍힌 냅킨, 구겨진 냅킨까지. 이런 냅킨들을 모아둔 팀버튼의 모습에서 그의 성격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광장시장에서도 낙서를 남겨놓았다니, 그는 정말 낙서광인 것 같아요. 저도 낙서는 잘 하는데, 저는 글씨로. 팀버튼은 그림으로... 인체를 마음대로 왜곡한 그의 재미있는 캐릭터들의 모습은 그의 어린 시절 낙서에서부터 시작된 것 같아요. 또한, 어렸을 적 그가 그렸던 그림들을 여러 단체에 보내면서, 주고 받았던 편지들도 그대로 갖고 있는 것을 보고 그의 수집 능력에 다시 한 번 놀랐어요. 팀버튼은 마치 자신이 나중에 유명해질거라는 것을 알고 미리 차곡차곡 준비했던 것 같아요.

 

하나 또 재미있었던 것은 <가위손>의 에드워드(조니뎁)의 모습이 그가 스토리보드에 그렸던 캐릭터와 정말 싱크로율 99.9%에 가깝다는 거에요. 이러니 팀버튼이 투자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라도 조니뎁을 캐스팅한 것이 었겠죠. 조니뎁과 헬레나본햄카터가 없었더라면, 그의 영화인생도 많이 바뀌지 않았을까요?

 

생각보다 많은 전시물에 놀랐지만, 섬세하지 못한 번역 서비스에 대해서는 좀 실망했어요. 팀버튼이 주고 받았던 편지들도 전시되어있었는데, 한글로 된 번역없이 그냥 필기체로 된 편지들만 전시되어 있서서 친절하게 준비된 전시회는 아닌 듯 했어요. 그의 습작에 간간히 보이는 글씨들도 전혀 번역이 되어 있지 않았고요.

 

팀버튼의 캐릭터와 영화들이 꼬맹이들에게는 무서움을 줄 수도 있어서 저는 아이들은 없을 줄 알았는데, 유치원에서도 단체관람을 와서 깜짝 놀랐어요. 아이들에게는 충격을 줄 수 있는 그림들도 있는데.^^;;

 

간만에 눈을 즐겁게 해 주는 전시회 잘 보고 왔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