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수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삼동집 2018. 10. 4.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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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호모데우스>에 이어 유발 하라리 3부작으로 일컬어지는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사피엔스>가 인간이 어떻게 지구 행성의 지배자가 될 수 있었는지에 대해 과거의 시간을 훑었다면


<호모데우스>는 기술 혁명으로 인해 변화될 앞으로의 인간의 미래에 대한 전망을 하였고


그리고 <...21가지 제언>은 현재 인간이 당면한 21가지 문제에 대한 유발 하라리식 해법을 담은 책이다.


세 권의 각자 역할이 뚜렷한 책인데,  <...21가지 제언>만 읽은 나로서는 


전작들과 연결지어 말할 수는 없고 오롯이 <...21가지 제언>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유발 하라리는 최근 책만 출간하면 베스트셀러에 올라서 출판계의 슈퍼 루키 같은 느낌이라 궁금해하던 찰나 신작이 나왔다길래 


호기심을 참을 수 없었다.



유발 하라리의 미래에 대한 전망은 매우 회의적이다. 읽기 괴로울 정도로.


4차 산업혁명이 앞으로 인류에게 어떻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지 우리 모두가 불안해하고 있으나, 


우리는 그래도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그 동안 우리가 이겨낸 역경의 세월이 얼마인데... 하며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하는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유발 하라리는 그 희망의 얇은 실마저 싹둑 자르는 느낌이다. 그러면서 이게 현실이라고, 직시하라고 하는 느낌!


그래서 덕분에 인간의 본성에 대해 확실히 알게 되었다.



유발 하라리의 책을 읽어보면, 명확한 근거가 좀 부족한 채 자신의 주장이나 전망을 나열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는 나 또한 그의 주장에 물음표를 보내게 되지만, 이는 되도록이면, 


인류의 미래를 희망적으로 보고 싶어하는 내 마음 속 깊은 곳에서의 반동일 수 있다. 


하지만, 동-서양, 과거-미래 시간의 흐름을 총망라한 종, 횡으로 스펙트럼이 넓은 책이고, 다루는 이슈들이 많아서 


자신의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쓰다 보니, 생기는 작은 틈일 수도 있겠다.



요즘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고 있으면, 자본주의가 정점을 넘어 쇠퇴기로 접어들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하고 있기에 


그러한 고민에 약간의 실마리를 얻는 것 같다.



AI와 빅데이터의 발달로 정부와 기업들은 컴퓨터 해킹이 아닌 인간의 두뇌를 해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달하면서


더 이상 인간 스스로 결정하는 것들이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아닌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말이 의미심장하다.


나는 지금까지 AI보다 인간이 잘할 수 있는 영역이 무엇일까를 고민했는데, 


인간을 해킹하는 시대에는 인간과 AI의 구분은 더 이상 의미 없게 되지 않을까.



현재 우리가 당면한 전 지구 차원의 문제들, 핵 전쟁, 생태계 파괴, 기술적 파괴 등은 개별 나라들에서 해결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지구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



우리는 가끔 미디어에서 IS의 테러뉴스를 접할 때, 그 공포감에 몸서리칠 때가 있는데, 그러한 공포감을 일반인들에게 심어주어


자기들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것이 이런 테러단체들의 목적이기에 우리는 이러한 행위에 과도하게 관심을 가져 


과잉대응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아이디어는 우리는 민족의 독립을 위해 싸웠고, 기업의 발전을 위해 희생했는 데,


그런 민족, 기업, 돈, 이런 것들은 허구적인 것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허구적인 것들을 위해 싸우지 말라는 것이다.


실제로 고통을 느끼는 실체가 있는 것들 위해 우리는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뭔가 충격적이면서도 묘하게 논리에 맞는 그런 말이다.



<21가지 제언>을 읽고 있으면, 갑자기 머릿속에 긴 인류 역사가 한 편의 파노라마처럼 훑어지나가면서


풀기 어려운 여럿 난제들이 내 머릿속에 투척되는 느낌이다. 


다 읽고나면, 다시 한 번 읽어봐야 될 것 같은 그런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