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수다

[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 굳이 읽지 않아도 알 것 같은 책, 딱 그 수준

삼동집 2016. 7. 29. 07:14
반응형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긴 이후로, 인공지능 로봇에 대한 이야기가 급 화두가 되면서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가 불쑥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누군가 현재 인류는 과거보다 10배 빠른 속도의 변화를 경험하고 있고 그렇다면, 현재 인류는 과거의 사람보다 10배 많은 경험을 하고 죽는 것이라고 이야기했었는데...

 

앞으로 사회의 큰 패러다임이 바뀐다는데, 뭔가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4차 산업혁명을 다룬 책들을 찾아보니 많지는 않았다.

 

클라우스 슈밥은 세계경제포럼의 창립자이자 경제학/공학/행정학 분야를 전공한 융합형 학자이다.

 

이과와 문과를 아우르는 저자의 백그라운드에 기대가 갔다.

 

 

클라우스 슈밥은 우리가 눈치채지 못했지만, 4차 산업혁명은 이미 21세기의 시작과 동시에 출현했다고 이야기한다.

 

유비쿼터스 모바일 인터넷, 더 저렴하면서 작고 강력해진 센서, 인공지능과 기계학습이 제 4차 산업혁명의 특징이라고 말한다.

 

 

클라우스 슈밥은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주요 기술을 물리학/디지털/생물학 분야로 나누어 간략하게 설명하는데

 

대표적인 물리학 기술로는 무인운송수단, 3D프린팅, 로봇공학, 그래핀 같은 최첨단 신소재들이 있고

 

디지털 기술은 가상 네트워크를 연결해주는 장치 또는 시스템에 대해 이야기한다.

 

마지막으로 생물학 분야는 유전학의 발달로 유전자 염기서열분석이 가능해져 질병 치료 부분에서 획기적인 변화를 보일 것이라는 이야기와

 

더불어 원한다면 미래 태어날 아이의 유전자도 선택가능하다는 무서운 이야기까지 살짝.

 

챕터 1-2에서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역사적 의의와 주요 기술을 간략히 설명하고

 

챕터 3에서는 이 기술들이 어떻게 우리 사회에 영향을 끼칠지에 대한 이야기를 경제/기업/국가/개인/사회 분야로 나누어 설명한다.

 

챕터 3이 이 책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데, 각각의 주제마다 간략하게 이야기하고 있어 대부분은 우리가 이미 예감하고 있는 일들이다.

 

새로운 산업 혁명이 시작되면, 없어지는 일자리와 생기는 일자리가 있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번 4차 산업혁명에서 노동자들은 확실히 어려운 환경에 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단순 노동의 직업 분야부터 고소득 전문직까지 예외없이 칼바람을 피할 수 없고 직장에서 '정규직'의 개념이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노동자들에게는 더 힘든 사회가 될 것이고, 자본가, 소비자들에게는 더 편리한 사회가 될 것이다.

 

노동자이다 보니 노동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에 콕콕.

 

챕터 4에서는 2025년까지 우리 사회에 등장할 것 같은 신기술에 대해 일어날 가능성, 우리 사회에 미칠 영향력이 대해 간단히 기술하고 있다.

 

 

이번 4차 산업혁명은 1~3차와는 다르게 영향력과 파괴력이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일 것이라는 엄포가 미디어에서 연일 쏟아져 나오고,

 

그러다보니 4차 산업혁명에 대해 모르면, 나 혼자 고급 정보를 놓치는 건 아닐까.

 

미리 알고 준비해야 되는 건 아닐까.

 

그런 조급한 마음에 [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을 구매하게 된 것 같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보면, 나는 (그런 불안을 파는) '4차 산업혁명 마케팅'에 낚였다.

 

4차 산업혁명이 앞으로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우리 사회가 어떻게 바뀔지에 대해서는 검색 몇 번으로 얻을 수 있는 정보이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책을 구매한다는 것은 우리가 손가락 몇 번 움직여서 얻을 수 있는 정보보다는

 

좀 더 고급 정보를 얻기위해 책을 읽는 것인데 불행히도 이 책은 고급 정보까지는 아니고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지금까지 논의되고 있는 이야기들을 정리하는 수준이다.

 

 

이 정도의 이야기들은 SF 영화를 어느 정도 본 사람들이라면, 어느 정도 기대한 바이기에

 

감흥이 없다. 다만, 정색을 하고 이야기하니 우려는 커지지만.

 

4차 산업혁명이 사회 전체에 미칠 영향에 대해 이야기하다보니

 

방대해질 수 밖에 없고 그러다보니 내용을 깊이있게 들어갈 수가 없었던건지

 

아니면, 세계경제포럼에서 나온 이야기들이 이 정도 수준에서 멈춰있는건지

 

모르겠지만,

 

굳이 읽지 않아도 알 것 같은 책. 그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