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넛지가 도대체 무슨 말이길래?

우리 인간들은 이성이 100% 지배하는 '이콘'이 아닌 '인간'이기 때문에 외부 유혹에 쉽게 빠져들고 그래서 이러한 유혹을 통제할 수 있는 외부 장치들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다이어트를 한다면, 처음부터 작은 그릇에 밥을 먹거나 저축을 할 때, 인출이 어려운 통장에 저축을 하는 등의 행동들이 외부 장치인 셈인데, 이런 행위가 바로 '넛지'인 것이다. 넛지는 옆구리를 갑자기 쿡 찌르는 행동을 말하는데, 선택적 오류를 범하기 쉬운 인간에게 외부(선택설계자)에서 적절한 넛지를 가해 현명한 선택을 하도록 유도하는 행동인 것이다.

 

실제 미국의 사례를 통해 설명

저자는 책에서 이러한 넛지로 인간의 부를 증대시키고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실제 미국의 사례에서 제언을 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복잡한 연금 제도에서 평범함 인간들이 현명한 선택을 하게 만들 수 있을까? 주식 시장에서 어떻게 넛지를 활용할 수 있을까? 미국 의료보험 프로그램에서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자기들한테 유리한 방식을 선택하게 만들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장기기증을 활성화할 수 있을까? 등등 다양한 사회 및 경제 이슈에 대해 사람들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넛지가 왜 필요할까?

저자가 '넛지'를 생각하게 된 배경에 대해 책의 초반에 언급하는데, 그 답은 인간의 '뇌'에 있다.

인간의 뇌가 작용하는 방식에는 자동 시스템과 숙고 시스템이 있는데, 어떠한 일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일은 자동 시스템이 작용한 결과이고, 어떠한 일에 깊이 생각해서 결정을 내리는 건 숙고 시스템 작용의 결과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모국어를 사용하는 건  자동시스템이 사용되는 것이고, 우리가 외국어를 사용할 때는 숙고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이다. 완벽한 bilingual을 제외한다면. 따라서 인간은 자동 시스템과 숙고 시스템 두 가지의 방식으로 뇌를 사용하기 때문에 보험을 가입할 때는 숙고 시스템을 사용하여 똑똑하게 보험을 가입한 A씨가 순간 자동 시스템의 깜빡거림으로 외출을 할 때 집 열쇠를 놓고 나오는 실수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사람들에게는 어림 감정이라는 것이 있는데, 어림 감정은 각자 자기의 경험을 바탕으로 예측을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인의 경우 출신 주(state)에 따라 다른 주(state)의 크기를 다르게 가늠하는 것처럼. 또한, 인간은 비현실적인 낙관주의를 갖고 있다. 사람들이 자신들은 외모나 실력이 평균 이상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근거 없이... 인간은 기본적으로 동조한다. 다른 사람의 의견에 영향을 받는다는 뜻이다. "금연율이 높아지고 있습니다."라는 광고 카피만 봐도 금연율이 더욱 올라간다는 것이다. 인간이 이러한 뇌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넛지가 필요하고 넛지가 작동한다는 것이다.


우리 생활에 바로 넛지를 가할 수 있는 중요한 팁

저자는 사람들의 연금 저축액을 늘리는 방법으로 사람들에게 디폴트로 가입하게 하고, 매해 급여 인상액만큼 저축 금액을 증가하도록 설정하자는 것이다. 즉, 점진적 저축증대 프로그램을 만들자고 제안하는 데, 가입자에게 부담이 안되는 선에서 노후를 더 잘 보장 할 수 있는 아이디어 인 것 같다. 그러면서, 퇴직연금제도에 대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는 건 아무 의미가 없다고 했는데, 정말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그렇다... 우리도 매해 한 번씩 퇴직연금제도 관련해서 설명을 듣지만, 이해하지도 못하고, 듣고서는 바로 잊어버려서 다음 해에 똑같은 내용을 다시 들어야 한다는...


주식은 긴 역사를 통해 봤을 때, 채권보다 큰 수익률을 안겨줬지만 변동성이 커서 사람들이 채권에 의존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저자는 테이블을 떠나기 전에 돈을 세지 말라고 조언한다. 길게 보면, 주식이 답이니, 돈은 넣어 놓되, 하루에도 열두 번 주식 계좌를 들여다보지는 말라는 것이다. 너무 자주 수익률을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안된다는 것이다. 또한, 자사주에 올인하면 직장과 노후를 둘 다 잃을 수 있으니, 자사주에는 투자하지 말 것. 

책을 읽으면서, 뜨악했던 부분이 대학 학자금 모기지 대출 부분인데, 대학과 대부업자가 부도덕한 관계를 맺고, 대학들이 특정한 대부업자한테서만 대출을 받으라는 등의 제한을 줘 학생들을 젊었을 때부터 빚의 나락으로 떨어뜨린다는... 불편하지만, 슬픈 현실.

 

환경 분야에 대한 조언도 책에서 많은 부분을 할애했는데, 환경은 공유재산이다보니 환경 오염을 줄이는 데에 사람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끌어내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려면, 타인들의 시선을 활용하여 암묵적으로 강요하는 것이 도움이 될 거라고 제안한다. 또한, 환경 오염을 줄이는 것이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닌지라 소극적이 되기 쉬운데 '앰비언트 오브(Ambient Orb)'처럼 환경 오염을 줄인 정도를 시각화해서 표현해준다면,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 같다.

 

책에서 지속적으로 언급된 내용이 '디폴트 값 설정'의 중요성인데, 보험에 가입할 때나 펀드를 선택할 때나 사람들은 디폴트 값을 수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 정말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려면, 디폴트 값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는 점. 이 책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에 출간이 되어, 출간되고 시간이 많이 지나서 이미 책을 읽은 사람도 많고, 책을 안 읽은 사람들도 주위에 많이 회자되어 대부분 알고 있는 내용이겠지만.

 

넛지는 우리가 업무를 볼 때나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개선하려고 할 때, 우리를 똑똑하고 현명한 선택으로 이끄는 중요한 생각의 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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