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걱정:안짱다리] 5세 남아 안짱다리 검사

엄마의 걱정 : 안짱다리

 

첫째 아이가 워낙 w자로 앉는 걸 좋아해서 간간히 그렇게 앉지 말라고 이야기는 했지만, 말을 들으면 아이들이 아니지...

5세가 되고 여전히 w자로 앉고 걸을 때도 골반이 틀어지는 것이 보여 전문가의 소견을 들어야 할 것 같아 신촌 세브란스 소아 정형외과를 찾아갔다.

 

안짱다리를 전문으로 하는 개인 병원들도 있지만, 그래도 큰 병원이 나을 것 같아(정말 근거없는 믿음이지만) 세브란스로 갔다.

가기 전, 까페나 검색을 통해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거라는 소견을 듣고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하기에 별로 걱정은 안되었지만, 한편으로는 또 걱정스러운 말을 들을까봐 조마조마하는 마음이 반반.

 

 

접수 >>>

 

접수를 하고 대기실에 앉아있는데, 주위에 함께 대기를 하고 있는 다른 아이들의 상황에 비해 안짱다리를 걱정하는 우리 아이는 가벼운 병에 속해 보이는지라 의사선생님이 제대로 봐줄까 하는 걱정도 들었다. 간호사에게 안짱다리 때문에 왔다고 미리 이야기 하니 의사선생님을 보기 전에 엑스레이 부터 찍으라는 주문을 받고 엑스레이를 찍고 기다렸다.

 

 

엑스레이실 입장 >>>

 

진료실 맞은 편에 엑스레이 촬영실이 있어서 앞에 앉아 있는데, 아이가 엑스레이 촬영실에서 파란 수술복 같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나왔다가 들어갔다가 하는 모습을 보고 무서운지 엄마, 저 방은 뭐야? 하더니 혼자 훌쩍인다. 왜 우냐니까 무서워서 운댄다. 아이고- 겁은 많아가지고. 그래서, 저기서는 그냥 사진 찍는거야~ 라고 말해주었다. 우리도 사진 찍을거야~ 라고 말해주지는 못했다. 더 크게 울까봐. 우리 순서가 되고 아이가 무서워하자, 우리 예쁜 사진 찍으러 가는거야~ 라고 말해주었다. 막상 촬영을 하고 나니, 아무것도 아닌 것을 알고 울보에서 개구쟁이 모드로 변신.

 

 

진료실 >>>

 

아이의 이름이 들리고 진료실에 들어가는데, 간호사가 의사선생님이 아이에게 걸어보라고 할 텐데 그때는 바지를 벗기고 맨발로 걷게 하라고 미리 이야기해주셨다. 진료실에 들어가니 의사 선생님은 물론 아무도 없이 텅 빈 진료실. 알고보니 바쁘신 의사선생님은 하나의 미닫이 문을 사이에 두고 두 개의 진료실을 사용하고 계셨다. 아마도 우리 같이 준비가 필요한 환자들 때문에 시간을 절약하기위해 그런 듯 보인다. 아이의 바지를 벗기니 아이가 부끄러운 듯한 표정을 짓는다. 꼬래, 남자라고 ㅋㅋ 규서, 다리가 예쁜지 보려고 그런거야~ 하고 말해주자, 안심하는 눈치다.

 

드르륵- 문이 열리고 의사선생님이 들어오셨다. 진료 내용을 기록하는지 인턴(?) 선생님으로 보이는 분도 함께 후다닥- 들어오셨다.

먼저, 무엇 때문에 왔는지 물으셨다. 안짱다리와 오다리가 걱정되어서 왔다고 했다. 엑스레이를 보시더니 오다리는 아니라고 하신다. 엄마만 오다리로 생각하는 거란다. 아, 눈 삔 엄마.

 

그러고는 아이에게 자연스럽게 걸어보라고 하셨다. 아이는 하의실종으로 쭈삣쭈삣하며 앞으로 뒤로 걷기 시작했다. 걷는 모습을 보시더니 안짱다리이기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좋아질거라고 하신다. 하지만 8살이 되도(3년 후에도) 아이가 안짱다리 인 듯 보이면 그 때 다시오라고 하시면서, 휘리릭- 진료실을 나가셨다. 평소에 아빠다리로 앉게 하라는 말만 남기시고, 바삐 사라지셨다.

 

 

진료 후 >>>

 

3년 후에도 안짱이면, 치료 방법이 어떻게 되는지 까지는 물어보지 못했다.  저절로 좋아질거라는 말에 내심 안심이 되면서도, 만약 그렇지 않으면 어쩌지에 대한 걱정도 남아있다. 그러면서 3년 후의 치료법에 대해 재빠르게 묻지 못한 내 자신의 순발력이 미웠다. 그래서 앞으로 3년은 아빠다리만 열심히 시키기로 마음 먹었다. 집에 와서도 계속 W자로 앉는 아이에게 골백번은 넘게 아빠 다리로 앉으라고 지적해주었다. 무언가를 반복적으로 이야기해주는 것은 정말 힘이 빠지는 일이다... 그래도 점차 나아질거라고 생각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