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인명구조대] 다카노 가즈아키의 자살 방지 프로젝트

다카노 가즈아키의 [제노사이드]를 읽고 가즈아키의 전작들을 하나둘씩 읽고 있는데, [13계단], [KN의 비극]에 이어 네 번째 가즈아키 작품이다. [유령 인명구조대]는 2004년에 출간된 소설이니 10년도 더 전에 쓰인 소설인데, 소재는 사실 요즘 한국사회에서도 계속해서 문제가되고 있는 소재이다. 일본은 '자살 문제'가 우리나라보다 더 일찍 부각되었기 때문에 작가가 소설을 집필할 당시 이미 심각한 사회 문제였을 것이다. 우리는 2005년에 영화배우 이은주의 자살 이후, 연예인들이나 일반인들의 자살 문제가 뉴스 사회면의 주요 단골소재가 되었던 것 같다.

 

[유령인명구조대]는 내가 읽은 총 4권의 가즈아키 작품 중에는 가장 긴장감이 떨어지는 소설이기는 하다. 큰 줄거리가 세팅되면, 그 다음부터는 대상만 바뀌어가며 작은 이야기들이 들어가 있는 구조여서 초반을 보면, 소설의 전체 얽개가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령인명구조대]는 가즈아키의 다른 작품들처럼 스릴러/추리 장르가 아닌 가슴 따뜻한 휴먼 드라마 장르의 소설이기 때문에 좀 다른 방법으로 접근해야 할 것 같다.

 

도쿄대를 목표로 공부하던 유이치는 입시에 실패한 후, 현실을 비관하고 자살을 한다. 유서에는 "제가 죽는 이유는 부모님때문입니다."라는 부모 억장 무너지는 소리를 하면서... 영혼만 남은 유이치는 자신과 같이 자살을 한 영혼 3명을 만나고, 신은 이들에게 49일 동안 100명의 자살을 하려는 사람들을 살리면, 천국에 보내주겠다고 말한다. '유령 인명구조대'가 된 이들은 죽고 싶어 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을 바꿔주면서, 살아있었을 때는 발견하지 못한 삶의 재미를 발견하게 된다.

 

심플한 이야기 구조에 자살 케이스들도 때로는 비슷하기도 하지만, 적어도 자살을 둘러싼 다양한 이슈들을 고민하고 생명의 중요성에 대해 깨닫게 해주는 제 구실은 잘하고 있다. 같은 고난을 겪어도 누구는 자살을 하고, 누구는 꿋꿋이 이겨내고 삶을 살아간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자살을 하는 걸까? 이 부분에 대해 작가는 깊게 고민하고 소설 전반에 풀어놓았다.

 

읽고 나면, 고단한 세상에 위로가 되는 이야기, [유령 인명구조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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