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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 스틸컷

 최동훈 감독이 <암살>로 돌아왔다. <도둑들> 이후 3년 만이다.

천만을 돌파했던 <도둑들> 다음 작품이었기에 사람들의 기대감은 사실 천장을 뚫을 기세였다.

그래서 아줌마도 휴가를 내면서까지 개봉주에 영화를 보러갔다.

유쾌+상쾌+통쾌 3박자의 조화가 좋았던 <도둑들>이었기에 일부 출연진도 겹치고

<어벤져스>같이 프로들의 놀이터 같은 분위기가 많이 비슷해서

더 기대가 갔다.

 

최근 심심했던 영화시장에 가뭄에 단비같은 느낌이 들었다.

 

<암살> 스틸컷

 <범죄의 재구성>, <타짜>, <도둑들> 등 이미 3편의 검증된 상업영화를 만든 최동훈 감독이기에 사실 이런 영화는 믿고 보는 영화다.

다만, <암살>은 한국 역사에서 가장 암울하고 가장 민감했던 일제 강점기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당시 독립 운동을 하던 사람들의 이야기이기에 사회적 무게감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을 제외하면.

 

그래서 영화를 재미있게 잘 만드는 감독이지만, 사회적 양념을 어떻게 잘 녹여낼지 궁금했었다.

사실, 일제 강점기 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치고 잘 된 영화가 없다는 점도 사실 걱정이 되기도 했다.

 

<암살> 스틸컷

 '일제 강점기 시대의 친일파 암살 작전'이라는 심플한 스토리를 사회적 상황에 감정적으로 너무 치우치지 않고 너무 무겁지 않게

최동훈 감독스럽게 풀어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클라이막스라 부를 수 있는 '결혼식 시퀀스'부터 느슨해지는 긴장감은 마지막까지 다시 끌어올리지 못하고

일제 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이 그렇듯 인정에 호소하며 마무리하는 모양새이다.

조진웅(속사포) 혼자 일당백으로 결혼식을 쫑내는 모습은 좀 허술하고, 마지막에 비밀통로로 들어가는 하정우(상하이피스톨)의

정직하고 아마추어같은 행동은 '끝'을 내기위한 순진한 행동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친일파 이정재를 처단해야 비로소 영화를 시원하게 끝낼 수 있다는 관객들의 기대에 편승해

그대로 처단해주는 마무리는 너무 예정된 수순같아 보인다.

 

<암살> 스틸컷

이름 모를 독립군들의 사진 한 장에서 <암살>의 줄거리를 떠올렸고, 이름 석 자 남기지 못하고 떠났을

그들이 그곳에 있었음을 많은 사람들이 오래도록 기억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영화를 만들었다는 최동훈 감독의 말은

분명 성공했다. 다가오는 광복절과 맞물려 <암살>은 많은 사람들이 볼 영화임에 분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로서의 완성도는 그간 최동훈 감독의 전작에 비해 조금 아쉬운 마음을 지울 수 없다.

 

<암살> 스틸컷

 독립군이었다가 변절을 하면서 내적으로 다양한 감정이 묻어나야 했던 이정재(염석진)는 이번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캐릭터이다.

 자신의 감정을 터뜨려 자신의 캐릭터에 대한 당위성을 증명해야 했던 재판씬에서 그의 모습은 조금 감정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암살>스틸컷

<베를린>에서도 전지현의 미모는 기억에 남을 정도이지만, 이번 <암살>에서도 전지현은 빛난다.

그 많은 대배우들을 뒤로 하고 포스터에 원톱으로 서 있는 모습을 봤을 때만해도 걱정이 앞섰는데

최동훈 감독의 배려와 전지현의 기민함으로 그런 걱정은 '평생 제일 한심한 짓이 연예인 걱정해주는 것이라더니' 딱 그꼴이다.

 

사실, 전지현의 연기는 <베를린>에서나 <암살>에서나 한 톤 같아 보이지만, 그래도 먹힌다.

전 지 현이니까. 이름 세 자가 강력한 브랜드가 되어 버렸다.

 

이 영화에서 최동훈 감독은 마치 '전지현, 나의 뮤즈가 되어줘.' 하는 느낌이랄까.

영화 <베를린>에서 이미 부부의 연기를 선보인바 있는 하정우와 전지현은 전작에서는 보여주지 못한 부부애(?)를 과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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