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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종을 손에 넣어 화려한 인생을 꿈꿨겠지

 

지난 주말 평소에 교통체증을 느껴 본적 없는 집 근처 도로가 옴짝달싹 못하게 낑낑대고 있었다.

봄이라서 나들이 차량이 많아졌나 혼자 이 생각 저 생각을 하고 있는데 옆으로 119구급차가 쌩-하며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해서

지나갔다. 그때. 앗차-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사!고!

 

직진 차선이 아닌 좌회전 차선으로 차선을 변경해 조금 앞으로 가보니 중앙차로를 넘겨 앞 부분이 움푹 찌그러진 버스 한 대가 덩그러니 세워져있었다.

도로에는 유리 파편이 널려있었고 그 주위에는 구경꾼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우리는 흔히들 말한다. 불구경, 물구경이 제일 재미있다고.

그래서 여름철 홍수가 났을 때 TV 뉴스를 보면 나도 모르게 채널을 돌리지 않고 하염없이 쳐다보고 있었던 기억이 잠깐 머릿 속을 스쳤다.

 

걸음걸이부터 다른 루이스

<나이트 크롤러>는 그런 인간의 본능에 기대 특종을 찾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경찰의 무전을 불법 도청하여 (자동차 및 범죄 등 시선을 끌만한) 사고 발생 소식을 알아내고 때로는 경찰보다도 더 빨리 현장에 도착하여 촬영을 한다.

그리고 그런 특종을 방송사에 팔아 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이들은 한 밤 중의 사고 현장을 촬영한다.

 

사고 현장을 봐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는 루이스의 시선

 

제이크 질렌할이 연기하는 루이스는 애초에 그렇게 양심적은 인간은 아니었다.

영화 오프닝에서 부터 보여주는 루이스의 행동은, 도시의 맨홀 뚜껑같은 것들을 불법으로 가져다 파는, 이미 불법을 일삼는 인생이었다.

이런 루이스가 어느 날 우연히 사고 현장을 목격하고 나이트 크롤러들을 보면서 자신이 가야할 길을 보게 된 것이다.

저런 아마추어같은 소형 캠코더로도 프로페셔널의 마인드로 촬영을...

 

애초부터 불법 인생답게 루이스는 현장을 그냥 촬영만 하지는 않는다.

자신이 찍은 영상이 방송사에 팔리기 시작하면서, 더 많은 돈을 손에 넣기 위해, 더 큰 힘을 갖기 위해 사고 현장에서 더 그럴싸한 그림들을 만들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러한 조작은 같은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 죽어가는 현장을 촬영할 때도, 자신의 직계 부하가 죽어가게끔 고의로 만드는 모습을 볼 때,

그러면서 그러한 모습에 전혀 양심적으로 흔들리지 않는 루이스를 볼 때

특종! 돈! 힘!에 눈이 먼 사.이.코.패.스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부하에게 진심어린 조언을 해주는 듯한 포즈

 

그저 특종에 눈이 먼 뉴스기자들의 비열한 현실을 그리고 싶었다면, 루이스(제이크질렌할)를 좀 더 보통 인성을 가진 사람으로 설정하여

그런 평범한 사람이 특종에 매달리게 되면서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주면 주제가 더욱 와닿았을것 같은 데,

루이스를 또라이 3류 양아치로 설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런 뉴스거리를 쫓아다니는 나이트 크롤러들이 실제로 이런 비슷한 과거들을 갖고 있는 사람이 많아서 현실이 반영된 걸까.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밤사이 사건사고' 뉴스정도는 이렇게 돈의 가치로 환산되어 사고 팔리는 실정은 아닌 것 같아

미국에서는 정말 저런 상황들이 현실일까 하는 궁금증이 남는다.

 

잡아먹을 것 같은 저 눈빛

 

<나이트 크롤러>는 클라이막스를 향해 달려가기까지 조용하게 감정을 끌어올려

루이스가 이 분야에서 점점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 그렇게 다이나믹하게 보여지지는 않아

좀 심심한 부분이 없지 않은 데, 이런 빈자리를 채워주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이 제이크 질렌할의 연기인 듯 싶다.

 3류 또라이로 빙의되어 마지막까지 기대를 멈추지 않는 루이스는 제이크질렌할이 아니었으면 보여주기 힘들었을 것 같다.

그는 걸음걸이부터 불량 루이스이다.

 

자신의 부하가 죽고 새로운 직원과 함께 현장에 나서는 그의 눈빛에 몸서리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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