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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보고 싶은 영화가 있을 때 영화를 봤지만,

아이를 낳고서는 시간이 있을 때 영화를 본다.

 

오늘도 어쩌다보니 시간이 나서 볼만한 영화를 고르려는데,

한 두어달 만에 보는 영화인 것 같아서 천만관객을 넘긴 명량이나 오백만 관객이 선택한 해적이나.

아무것도 본 것 없지만, 그 모든 영화들을 포함해도 별로 혹-하는 영화가 없었다.

다들 9월에 개봉하려고 대기하고 있나...

 

<더기버>를 볼까했지만, 그동안 상영관이 많이 줄어 가까운 곳에서는 볼 수도 없다.

이렇다보니, 이것 저것 제하고 나니 남은 것은 <원스>에 대한 의리(?)로 <비긴어게인>.

 

사실 <원스>가 좋았던 건 노래도 노래지만, 무명에 가까운 주인공들의 감정연기를 세심하게 끌어온 연출력에 있었는데

<비긴어게인>은 이미 연기력이 출중하고도 남는 마크 러팔로, 키이라 나이틀리가 나오니 왠지

<원스>의 성공에 힘입어 헐리웃스타들 데리고 그 영광 다시 한번! 을 노린 작품일 것같다는 냄새가 강하게 나서

선뜻 클릭을 하게 되지는 않았다.

 

 

인생의 막장에 다다른 한물간 음악 프로듀서 마크 러팔로가 정말 우연하게 숨은 보석(키이라나이틀리)를 발견하고 그녀를 가수로 만드는 이야기

<비긴 어게인>은 심플한 컨셉에 맞춰 막힘없는 노랫소리에 맞춰 착착 흘러간다. 마크 러팔로가 음반을 제작하고 싶지만, 빈털터리라는 것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역경과 시련도 없다. 잘 나가는 남자친구에게 버림받고 자신도 가수가 되기로 한 키이라 나이틀리는 시련을 겪은 듯 보이지만, 그녀가 가수가 되면서, 역시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겠지만, 집나간 강아지 돌아오는 것처럼 남자친구도 돌아온다.

모두 모두 해피하지만, 이제는 옛날의 키이라 나이틀리가 아닌 그녀는 마냥 해피하지만은 않은 그런 해피엔딩.

 

스토리만 보자면, 너무 진부해 말하기도 부끄러울정도이지만, 콘서트를 방불케한 귀에 착착 감기는 음악은 모든 것을 내려놓게 만든다.

<비긴어게인>은 뮤직드라마로 봐야한다.

 

 

물론, 진부한 이야기를 그대로 편집하면 너무 심심해보이니 편집의 잔재미를 주어 조금 신선한 맛은 주었지만,

진부한 스토리를 가리기에는 불충분하다.

한국의 막장드라마에 익숙한 아줌마가 보기에는 왠지 남자친구가 키이라 나이틀리 곡을 좀 훔쳐가 둘 사이에 파이팅 하는 모습이라든지, 마크 러팔로와 키이라가 키스라도 하면서 마크 러팔로 전부인이 키이라의 머리끄댕이라도 잡는 모습을 은근 기대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이렇게 되면 진부의 최고 정점을 찍는 것이기에 <원스>의 그 감성 그대로 어느정도 고상함을 지킬줄 안다.

심플, 청정 뮤직 드라마 <비긴어게인>

키이라 나이틀리도 말했다지. "이렇게 희망으로 가득 찬 작품을 찾기는 힘들 것"이라고.

정말 그렇다. <비긴 어게인>은  "이렇게 희망으로 가득 찬 작품이다"

그렇기때문에, 비현실적인 판타지 뮤직드라마이다.

 

일상에 지쳐 음악으로 힐링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

 

마크 러팔로가 키이라 나이틀리에게

 

"난 이래서 음악이 좋아. 지극히 따분한 일상의 순간까지도 의미를 갖게 되잖아.

이런 평범함도 어느 순간 갑자기 진주처럼 아름답게 빛나거든.그게 바로 음악이야."

 

<비긴 어게인>을 보고나면, 작곡이란 걸 해보고 싶고 뉴욕에 가보고 싶다.

음악이란 정말 어메이징한 그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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