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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관에 들렀다가 우연히 발견한 영국의 스릴러 소설. 표지가 마음에 들어 빌려 왔는데, 술술~ 잘 넘어간다. 10분, 20분 자투리 시간에도 금방 쏙- 빠져들어 읽을 수 있으니 몰입감은 좋다.  때로는 적나라한 묘사에 책임에도 불구하고 눈을 질끔 감게 만드는 힘도 있다. 


10대로 보이는 패거리들에게 한 소녀가 잔인하게 유린 당한 후, 살해당한다. 그러고 나서, 얼마나 흘렀을까. 주인공 맥스 경장은 폭파범을 잡아야 하는 현장에서 육감을 발휘하여 나 홀로 폭파범을 현장에서 사살하고, 승진인 건지, 좌천인 건지 잘 모를 자리에 배치된다. 출근한 첫날부터 전문 기술자의 솜씨임이 분명해 보이는 한 중년 남성의 살인 사건 수사를 맡게 된다. 그리고, 며칠 뒤, 비슷한 방법으로 살해된 시체 한 구가 더 발견되고, 그렇게 사건은 연쇄 살인 사건으로 빠져드는 데...


읽고 나고 보면, 전형적인 연쇄 살인 이야기 같은데, 막상 읽고 있으면 숨 가쁘게 빠져들게 된다. 이런 게 스릴러 소설의 맛이지만. 하지만, 영국작가여서 그런지, 인물을 묘사할 때 인종, 출신에 대한 불편한 묘사들이 있다. 물론, 묘사를 위해서는 필요한 부분일 터이지만, 때로는 습관적으로 나오는 묘사들도 있어 보여서 과하다는 생각도 든다. 다문화 사회인 영국에서 소설의 인물을 묘사하려면, 인종은 ID처럼 필수적으로 묘사하고 넘어가야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건지. 흑인 경비원, 금발의 여기자, 동유럽 출신의 가사도우미 등등. 마치 출신, 인종에 따라 낙인을 찍는 것 같아 제3세계인이 보기에는 편치는 않다.


나름 영국 상류층에 대한 비판과 그들의 구린내나는 뒷모습을 이야기 속에 잘 녹여냈다. 부패한 기득권층에 대한 분노가 전세계적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고, 이러한 현실이 소설에 좋은 소재를 제공해주고 있는 것 같다. 한국도 요즘 썩은 내 진동하는 재벌들을 응징하는 이야기가 드라마나 영화, 소설의 주요 테마인 걸 보면, 사라진 중산층들의 분노가 다 이런 곳에서 표출되고 있는게 아닐까한다. 


<살인기술자>는  마지막 장까지 독자들에게 반전과 반전을 주고 있지만, 메인 스토리가 거의 풀려버리면, 정확히는 포터스필드 학교가 등장하면서 부터는, 맥이 탁 풀리듯 긴장감이 쪼그라든다. 그건 분명 아쉽지만, 페이지 넘기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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