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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아이를 임신했다고 주위친지들에게 알리니, 축하한다는 말보다 먼저 들은 말이 '힘들겠다' 였다. 그래, 아이를 키운다는 건 무한한 기쁨과 동시에 피가 바짝바짝마르는 스트레스를 동반하는 일임을 첫째를 보며 익히 알았고, 둘째를 갖기로 결정했을 때도 '그 길이 쉽다고 한 자 아무도 없었다.'라고 생각하며, 나도 모르게 앞으로 3년은 '나죽었소!' 하고 살아야지 하며, 개인적인 내 삶은 스스로 포기를 해버렸다.

 

둘째가 태어나고, 모유수유로 고생을 하면서, 힘든 마음을 달래기위해 신간도서를 구경하다 우연히 발견한 책. [프랑스아이처럼] 책제목만 봤을때는, '프랑스에서는 뭐, 애들을 얼마나 다르게 키울까?' 였다. 2013년 키워드에서 스칸디맘은 들어봤어도 프랑스맘은 못 들어봐서 스칸디맘이 뜨니 또 짝퉁이 나왔나보다 했다.

 

그런데, 책 목차를 보다가 눈에 확 들어오는 부분이 있었다. '분유 먹는 아기들!!' '그래! 드디어,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자들을 만났구나!' 라는 생각에 얼른 책을 구입해버렸다. 사실, 모유수유가 좋다는 것을 모르는 엄마는 이제 거의 없다. 하지만, 모유수유는 절대적인 엄마의 희생을 필요로 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엄마에게 선택을 할 수 있는 권리를 주어야 하거늘, 우리 사회는 모유수유를 하지 않으면, 모정이 없는 엄마로 취급받기 일쑤였다.  

 

[프랑스아이처럼]은 아이를 위해 희생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여기는 한국의 육아방식에 당당히 이의를 제기한다. '왜?! 부모라고 아이를위해 부모의 삶을 포기하냐?'고 묻는다. 우리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희생이라는 말이, 그래서 어버이날에 선물을 받는 것이 희생에 대한 작은 보답이라고 생각한 이 자연스러운 이치가 프랑스에서는 통용되지 않고 있었다. 그렇다고 프랑스 부모들의 아이에 대한 관심이 다른나라의 부모에 비해 작다는 말은 아니다. 그들은 '아이'라고 미숙한 존재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성인과 같은 어른으로 대하고 있었다. 그래서 갓태어난 신생아들도 오롯한 인간으로 대접해줘야하는 사람이고 이들은 부모에게 속한 소유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러한 사고의 시발점이 아이를 대하는 마음가짐 자체를 다르게 하는 것이다.

 

또한, 내 아이를 완벽하게 키워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빠져있는 엄마들에게 어떻게 완벽하게 아이를 키울 수 있냐며 오히려 반문하게 만든다. 프랑스사회는 아이에게 모든 것을 헌신하는 엄마는 오히려 아이를 불행하게 만들고, 프랑스사회에서는 이런 맘들을 칭찬해주지 않는다. 맹자엄마가 프랑스에서 살았다면, 우리나라와 꽤 다른 평가를 받았을 것이다. 엄마로서의 책임감은 커지고, 여성으로서의 삶도 지켜야하는. 초울트라 슈퍼맘이 되야하는 상황 속에서, 자연스럽게 증가할 수 밖에 없는 산후우울증을 퇴치하기에 좋은 충고인것 같다.  산후우울증이 감기만큼 흔해지고 있는 요즘 발상의 전환을 하기에 좋은 책인 것 같다.

 

또 하나 신기했던 것은 프랑스 아이들은 생후 4개월이면, 밤에 깨지 않고 내리 자고, 외식을 나갔을 때도 식당에서 뛰거나 소란을 피우는 아이들이 없다는 것이다!! 이게 과연 가능한 일이란 말인가. 프랑스 아이들이 생후 4개월부터 밤에 잘 자는 이유는 '잠깐 멈추기' 덕분이라는 데, 우리도 들어본 적은 있지만, 우는 아이를 어떻게 그냥 둘까 라는 생각에 섣불리 적용하기 힘들었었는데, 책에 따르면, 밤에 아이가 운다고 바로 우유를 주거나 기저귀를 가는 것은 아이의 수면패턴에 끼어드는 것이라고 한다. 아기는 원래 자다가 울다가를 반복하는데, 그때마다 부모가 끼어드는 것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아기가 울 때 바로 가는 것이 오히려 아기를 방해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당에서 소란을 피우는 아이들이 없는 것은 아이에게 카드르를 심어주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카드르가 무엇인지 정확히 이해하려면, 책을 살펴보시라.

 

[프랑스 아이처럼]은 '이렇게 아이를 키우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말해주는 것이 아니라, 미국인으로서 프랑스에서 살게된 전직 기자출신이자 세 아이의 엄마인 저자가 자신의 경험에 비춘 육아이야기를 유머러스하게 풀어준다. 때로는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를 내가 알 필요가 있나 라는 생각도 들지만, 프랑스사람들은 어떻게 사나. 라는 호기심에 읽어본다면, 쑥쑥 페이지가 넘어갈 것이다.

 

아! 프랑스에서는 아이에게 '착하게굴라'라고 말하지않고, '현명하게 행동하라'라고 말한단다. 아이를 존중하는 육아방식이 우리와는 정말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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