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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에서는 세계가 네 가지 요소로 이루어졌다고 믿었다.

물, 불, 공기 그리고 흙 ...

지난 시기 전쟁은 불의 시기였다. 미제가 폭탄을 퍼부어 수도 평양은 석기시대로 되돌아갔지.

그 다음의 시기는 흙의 시기였다. 우리는 삽을 들고 도시를 세웠지, 천리마운동을 통해 세계에 남부럽지 않은 공화국을 건설했다.

지금은 물의 시대야. 겉으로 보기에는 평화롭지만 사실 물에는 아주 엄청난 에너지가 숨어있다 말이야.

래서 우리는 물을 잘 통제해야 하지.

아직까진 그렇게 하고 있지만, 사실 그 부부은 누구도 장담을 못해.

다음에는 아마 공기의 시대가 올거야. 그때는 불과 흙, 물의 시대보다 훨씬 고통스러울지도 몰라.

공기는 눈에 뵈지 않지만 그게 없으면 사람이 숨을 쉴 수가 없지 않니"

- 김영하의 <빛의제국> 115페이지

 

 

2006년도에 출간된 소설에서 오늘을 읽는다.

미세먼지로 마음껏 숨쉴 자유를 강탈당한 우리의 지금의 모습을 작가는 10년도 전에 이미 예견한 것이 아닐까.

 

 

24시간 이내에 평양으로 귀환하라는 임무를 받은 남파간첩 김기영의

어제와도 다르고 그 어떤 날과도 다른 하루를 스펙타클하게 보여준다.

 

'가족'이라는 이름에 가려진 얄팍한 감정들.

 

북한의 수가 읽히지 않아 초조한 김기영의 감정과 권태기에 놓인 부부 관계에서 변화를 꿈꾸는 아내 마리의 감정과

또래 사이의 관계에서 얽힌 감정으로 복잡한 하루를 보내는 딸 현미의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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