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임을 선물하는 [The Romantic / 더로맨틱(tvN)]

2012. 2. 14. 16:39What's on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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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M으로 이적한 이명한PD 기획에 <1박2일> 제작진들이 뭉쳤다기에 조금 기대를 했던 <더로맨틱>. 물론, <더로맨틱> 제작진들은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지만, 약간은 <짝>의 해외로케버전 같은 느낌이 들어 신선한 감은 떨어지는 편이다.

<더로맨틱>은 풋풋한 기운(?)을 받고 싶은 시청자라면!
                    크로아티아라는 먼나라의 매혹적인 풍경이 보고싶은 시청자라면!
                    로맨스 영화를 좋아하는 시청자라면!
                    좋은 음악이 듣고 싶은 시청자라면!

이 중에 두 가지정도 해당이 된다면, 그리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나 또한 오래 전 풋풋한(?) 시절에 봤던 영화들의 장면들을 다시 보면서 기억 속 깊숙히 간직했던 추억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 되었으니 말이다.

<더로맨틱>은 낯선 남녀 5인이 '취향 셔플'이라는 명목하에 데이트 방법을 각자의 취향에 따라 선택하고 각자 취향이 맞는 사람끼리 데이트를 하면서 서로 마음에 맞는 이성을 찾아가는 프로그램이다. 쉽게 말하면, 데이팅 프로그램을 정말 순수하게 그리고 아름답게 포장하여 시청자들에게 연애 판타지를 심어주고자 부단히 노력한 프로그램이다. 감수성을 자극하는 과도한 음악도 한 몫한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이 로맨틱한 이야기가 스멀스멀 피어오를 것 같은 크로아티아 자그레이브에서 숙소는 허름한(?) 게스트하우스라는 것. 판타지 속으로 빠져들다 현실로 건져올리는 역할을 아주 톡톡히 하는 것 같다. 또한, 영화 같은 첫 만남을 만들어주기 위해 제작진은 부단히도 노력하지만, 사실 영화같은 첫만남은 '우연'이 있었기에 쿵- 마음 속을 파고들 수 있었던 건데, 제작진들의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 우연을 가장한 필연은 사실 낯간지러울 뿐이다. 같은 비행기에 좌석만 다르게 해서 다른 여성 출연자들의 시선을 계속 느끼면서 데이트를 즐기는 것이 그리 편하지는 않아 보였고, 케이블카에서 스치는 우연을 가장하기 위해 제작진이 잘 보셔야 한다고 재촉하는 모습도 판타지를 깨뜨리는 부분이다.

기대이하의 낮은 시청률을 올린 <더로맨틱>이 시청자들을 붙잡아 두려면, 그냥 예쁘게만 보이는 화면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시청자들에게 충만한 연애 감정을 선물하든, 사람 냄새나는 출연자들의 섬세한 심리 상태를 잘 보여주든 뭔가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