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이는 봄을 닮은 영화 [건축학개론(엄태웅,한가인,이제훈,수지)]
2012. 3. 14. 11:30ㆍ영화나부랭이
반응형
3월이고 봄이 왔다. 그리고 새학기가 시작되었다.
풋풋한 새내기가 되어 듣는 건축학개론 수업에서 자연스럽게 얼굴을 알고,
건축학개론 과제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말을 텄다.
혹자는 연애를 하려고 대학을 가는 거라는 말처럼, 새내기때는 쉽게 만날 수 있고 또 쉽게 헤어질 수 있는 그런 시기이다. 그래서 그들은 친구처럼 연애를 했고, 어떻게보면, 너무나 자연스러운 관계에 직접적인 마음 고백이 늦어졌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약 십년이 지난 후, 여자는 남자에게 훌쩍 찾아온다. 집을 지어달라며. 그렇게 영화는 시작된다.
<건축학개론>은 다소 이과적 냄새가 나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사실 섬세한 감성이 살아있는 영화이다.
진부해 보일 수 있는 에피소드들을 절제된 감정으로 세밀하게 설계했다. 건축학과를 졸업한 감독답게 섬세한 짜임과 감정을 쌓아가는 과정이 차곡차곡 정교하다.
오래 간만에 첫사랑의 향수에 젖고 싶은 사람이라면,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을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풋풋한 연애를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추천해 주고 싶은 그런, 예쁜 영화.
점점 더 자극적인 것을 원하는 분위기 속에서 이런 청정무공해 영화가 나왔다는 것이 관객으로서 반갑고 기쁠 뿐이다.
<고지전>에 이어 역시 이제훈의 연기는 알흠답다. 삼성 카메라 광고의 이미지가 떠오르기는 하지만. 수지는 첫사랑을 못해본 남성들에게도 자신이 수지같은 여성을 첫사랑했었을 것이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잘 어울린다.
따뜻한 봄. 설레이는 영화가 보고 싶을 때이다.
'영화나부랭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러브픽션(전계수감독/하정우,공효진)] 캐릭터만 있는 진보적 연애물 (1) | 2012.03.17 |
---|---|
[화차(변영주감독/이선균,김민희,조성하)] 왜 그 여자는 남의 인생을 훔칠 수 밖에 없었을까. (1) | 2012.03.16 |
<셜록 홈즈 : 그림자 게임>_오! 나의 사랑 로버트 (1) | 2011.12.30 |
<Mission Impossible : Ghost Protocol> was possible. (0) | 2011.12.24 |
쩨쩨한 로맨스_시대착오적인 연애판타지 선물셋트 (1) | 2011.1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