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6. 6. 12:12ㆍ일상의 소소함
본의 아니게 최근에 두 곳의 전시회를 다녀왔는데,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만족스러워 나도 모르게 기록하고 공유하게 된다.
1. 론뮤익
현재 경복궁 근처의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전시다. 4월 11일~7월 13일까지이고 전시회 입장료는 5,000원으로 상당히 저렴하다. 국립현대미술관이기 때문에 가능한 가격이지만. 김영하 작가의 오디오 가이드로 듣는 걸 추천한다. 작품수는 30개 정도로 많지 않아서, 사실 이런 작품 하나 만드는 게 시간이 상당히 소요될 것 같아서 애초에 론뮤익이 만든 작품수도 많지 않을 것 같지만, 관람시간은 1시간이면 충분할 듯싶다.
론뮤익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진짜 사람보다 더 진짜 같은 느낌이다. 만약 크기가 왜곡되어 있지 않았다면, 더 소름끼치도록 사람 같으리라. 론뮤익의 작품을 보고 누군가는 완전 고퀄리티 피규어라고 하지만, 그렇게 말하기에는 오히려 론뮤익에게 미안할 정도이다. 론뮤익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장인' 또는 '인간문화재'가 더 어울리는 단어가 아닐까 싶다.
인간에 대한 세밀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집념으로 빚어낸 그의 작품들을 보고 있으면 그저 경외심이 든다. 그의 최근작은 <매스>를 본다면, 그가 그저 고퀄리티 피규어를 만드는 작가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처음에는 인간보다 더 인간 같은 작품을 만드는 작가였겠지만, 두개골을 쌓아놓은 <매스>를 보고 있으면 서로 죽고 죽이는 인간의 탐욕의 덩어리들을 보고 있는 기분이다. 론뮤익은 자신의 세계관을 끊임없이 확대하고 발전시키고 있다.
2. 조선민화전
현재 용산에 있는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전시회이다. 3월 27일부터 6월 29일까지이니, 이제 볼 수 있는 기회가 얼마 안 남았다! 입장료는 15,000원으로 상당히 비싼 편이다. 아마 입장료 때문에 그나마 관람객 인원이 조절되고 있는 것이리라. 선거일에 갔어서 그런지 그래도 사람들은 있었지만, 론뮤익에 비해서 관람객은 한산한 편이었다. 사실, 민화에 관심이 있다고 보기는 힘들어서 지인이 가자고 하지 않았다면 가지 않았을 전시인데, 정작 추천한 지인은 늦게 와서 혼자 조용하게 오디오 가이드에 이끌려 작품을 보는데 어두운 전시회장과 조용한 큐레이터의 목소리에 취해 감성적으로 감상할 수 있었다.
중간에 지인이 오면서 오디오 가이드를 멈추게 되었지만. 무려 88점이나 되어서 사실 오디오 가이드로 모두 들으려면 거의 2시간은 걸릴 것 같다. 그냥 마음에 드는 작품만 골라봐도 한 시간은 훌쩍 지나간다. 18~20세기에 그려진 민화가 주로 전시되고 있으며, 병풍 형태의 문자도, 어조도 등등 다양한 소재의 민화들이 한가득하다. 그림 속에 오브제들을 하나씩 감상하고 있다 보면 진짜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강렬한 색감을 가진 민화부터 은은한 꽃내음이 날 것만 같은 민화까지. 진짜 다양하게 다 모아놓은 느낌이다. 민화에 관심이 없던 나조차 흥미롭게 만드는 전시회니, 어지간한 사람들은 다 좋아하지 않을까 싶다.
관람객들을 홀려 버리는 문자도. 이 문자도를 바라보고 있으면 자꾸 왜 일본의 사무라이들이 나오는 일본 영화가 떠오르는지 모르겠지만, 문화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거니깐! 알 수 없는 압도하는 힘이 전달되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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