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초등학교 2학년인 큰 아이가 다니던 피아노 학원이 선생님의 사정으로 문을 닫게되어


안그래도 평소에 "피아노 그만 할래!"를 노래처럼 부르던 아이에게는 요때다! 싶었죠.


하지만, 아이를 구슬려 다른 피아노 학원에 보내고 싶은 마음에 저는 집 근처 다른 피아노 학원을 알아보기 시작했죠.


하지만, 집 가까운 곳에 피아노 학원도 거의 없어서 당황스러워 하는데... 아이는 급기야 다른 피아노 학원 안간다고 울기까지...하네요.


워낙 자주 우는 아이라 별 감흥은 없지만요 ^^;;


이제 체르니를 막 시작하여(체르니까지 오는데도 2년이 걸렸는데...) 여기서 그만두면, 그동안 피아노에 할애했던 시간을 


그냥 버리는 것 같아


엄마 욕심에 안된다고 단칼에 자르면서, 제 경험을 이야기해주며 설득하려고 했죠.


저도 어렸을 때 엄청 배우기 싫어했는데 


막상 체르니 40정도 배워서 어른이 되니 피아노가 다시 치고 싶을 때 쉽게 치게 되더라... 


하지만, 아이에게 먼 훗날의 자기 마음은 관심에 없는 것 같아요.

 

그런데 요즘 <열두 발자국>을 읽고 있는데, 정재승 박사가 그러네요.


아이들은 어느 정도의 결핍을 느껴야 동기 부여가 되고 스스로 의지가 생겨서 더 열심히 하게 된다고.


요즘 우리의 아이들은 아이들 스스로 결핍을 느끼기 전에 부모가 알아서 '미리' 해줘서


아이들이 결핍을 느껴 본 적이 없다고. 


그러다보니, 아이들이 커서 스스로 자기의 진로를 결정해야 할 때, 뭘 해야할 지 선택을 할 수 없게 된다고.


정재승 박사도 어렸을 때 부모님은 책을 많이 읽으시면서 아이들에게는


 "책같은 거 읽지 말고 아이들은 뛰어 나가 놀아야한다고~"


놀게만 하셔서 어른들이 재미있는 책을 자기만 못 읽게 하는 것 같아 오히려 책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고 합니다.


사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저도 그랬던 것 같아요.


공부를 해볼까? 하다가 엄마가 "들어가서 공부해라!" 하면 하고 싶었던 마음이 싹- 사라졌던 경험이요.


아이들에게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주고, 그들의 선택을 존중해줘야 하는데


한편으로는 지금 이 시기에 피아노를 안치면 나중에 악기 하나 못 다루는 사람이 될까봐.


지금 이 시기에 영어를 안 배우면, 나중에는 못 따라 갈까봐.


이런 불안함에 아이를 다그치게 되는 것 같아요.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는 속도에 맞추어 따라가주면 되는데


제게는 그 속도를 맞춰주는 게 답답하고 힘들게만 느껴지니 


자꾸 "엄마를 따르라~"가 되는 것 같아요.


아이의 피아노 레슨은 여기서 멈추고, 맨날 놀지도 못했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아이이니


"놀아~" 해야 겠어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