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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리를 2년 정도 다닌 6학년 아들이 이제는 더 이상 한우리를 다니기 싫다고 해서 그러면 훨씬 더 힘들고 빡빡한 '엄마표 리딩 스쿨'에 다녀야 한다고 했는데... 덥석 물어버렸다. 엄마랑 한단다. (아놔, 그럼 내가 너무 힘들어지는데. 그냥 학원 다니지) 덥석 하겠다는 아이 앞에 슬쩍 동네에 다른 독서토론 학원들 정보를 흘렸다. 그런데도, 아니란다. 엄마랑 하겠단다. 할 수 없이 그렇게 아이와 '00 리딩 스쿨'을 하게 되었다. 방식은 이렇게 하기로 했다.

1. 주 1권 책을 읽는다. 하루에 조금씩 나누어서 읽는다.

2. 주말 오전에 엄마와 읽은 책을 가지고 이야기하고, 글쓰기를 한다.

이렇게 보면, 참 간단해 보인다. 이리 쉬운 걸 왜 못 해줄까 싶다. 그런데, 아이에게 책을 권하려면, 그 책을 내가 먼저 읽어야 한다. 그 책이 예상대로 괜찮으면 문제가 훨씬 간단해지는데, 생각 같지 않으면, 다른 책을 다시 골라야 한다. 그래서 정말 실패하지 않을, 믿을만한 책을 고르는데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제일 처음 고른 책이 <불량한 자전거 여행>이었다. 여러 초등 독서 관련 책에서 <불량한 자전거여행>을 중복으로 추천하였다. 역시, 읽어보니, 책 읽기 싫어하는 남자아이들도 흥미롭게 감정 이입해서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길이도 적당하고, 내용 또한 아이에게 유익했다. 책을 읽힌 후, <초등공부 독서로 시작해 글쓰기로 끝내라>에서 추천한 내용 요약하기를 하였다. 

책 제목 : 불량한 자전거 여행
1.     등장인물 신호진, 아빠, 엄마, 삼촌, 만석이형, 희정이누나, 배은영, 지은이누나, 웨인형, 리나누나, 영규형, 치연 누나, 광수 아저씨 등
2.     장소 (공간적 배경) 광주 구례 진주 창원 부산 울산 대구 안동 단양 원주 홍천 속초 통일전망대 속초 해산
3.     시간 (시간적 배경) 8월 3일~14일
발단 (처음 일어난 사건)
1.     호진이는 이제는 서로 말을 하지 않는 부모님 사이가 늘 스트레스다.
2.     그러던 어느날, 호진이가 학원을 빠지는 걸 알게 된 엄마는 호진이 일로 아빠와 다투게 되고 호진이는 부모님이 이혼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호진이는 부모님에게 자신도 가족 구성원의 한 명으로서 존재감을 알리기 위해 집을 나가기로 결심한다.
전개 (발단으로 벌어지는 여러 사건들)
1.     호진이는 아빠와 사이가 안 좋은 삼촌에게 가기로 결심하고 삼촌에게 연락을 했더니, 삼촌은 대뜸 다음 날 아침까지 광주로 오라고 한다.
2.     광주에 도착한 호진이는 삼촌이 자전거여행 단장이고 삼촌이 사람들을 데리고 10박 11일 일정으로 자전거 전국일주를 가게 되었다는 걸 알게 된다.
3.     얼떨결에 자전거여행에 합류하게 된 호진이는 자기는 삼촌 트럭에서 간식담당만 하면 되는 줄 알고 출발한다.
4.     하지만, 같이 자전거여행을 다닌 멤버 중 희정이 누나가 힘들어서 쓰러지자, 호진이는 트럭 옆자리에서 내려 자전거를 타야 했다. 한여름에 자전거로 고개를 넘는 일은 정말 힘든 자기와의 싸움이었다.
위기와 절정 (갈등과 문제해결을 위한 과정)
1.     엄마와 아빠가 결국 호진이가 삼촌과 함께 있는 걸 알게 되었지만, 호진이는 엄마와 아빠가 계속 사이가 안 좋으면 서울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엄포를 논다.
2.     결국 무더위에 지친 희정이 누나가 쓰러져서 삼촌과 호진이는 희정이 누나를 데리고 급히 병원으로 가게 된다.
3.     그런데, 희정이 누나 치료 후, 트럭으로 돌아가니 주차장에 트럭이 없었다. 트럭을 도둑맞은 것이다.
4.     자전거여행 인터넷 카페를 통해 수소문하여 결국 범인(영규형)을 잡았는데, 삼촌은 범인을 경찰서에 데려가지 않고 함께 자전거여행을 다니면서 일을 도와 달라고 영규형에게 부탁한다.
5.     호진이는 탐탁치 않았지만, 영규형을 받아들이기로 한다.
결말 (이야기가 어떻게 끝나는가)
1.     자전거여행은 정말 힘들었지만, 끝날 무렵이 되니 아쉬웠다. 함께 했던 멤버들의 속사정을 들은 후, 멤버들과 더욱 돈독해짐을 느꼈다.
2.     계획했던 통일전망대에 도착한 후, 아쉬움을 뒤로 하고 멤버들과 헤어졌다.
3.     삼촌이 이끄는 자전거여행이 끝나고 그 다음에는 삼촌과 함께 일하는 동료의 자전거여행이 시작되는데 엄마와 아빠를 그 여행에 합류 시키기로 했다.
4.     부산에서 끝나는 그 자전거여행에 호진이는 부산에서 엄마와 아빠와 만나 자전거를 타고 서울로 돌아올 것이다. 그렇게 세 사람의 가족여행이 시작될 예정이다.
 

내용 요약하기는 이야기책을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에 맞게 내용을 요약하는 훈련이다. 초등학교 6학년임에도 아직 이렇게 요약해 보는 게 익숙하지 않은 것 같았다. 그래서 당분간은 이 방법으로 계속 학습을 시킬 예정이다. 혹시, 나와 같은 엄마들이 있다면, 책 읽을 시간을 줄여드리기 위해 좀 더 자세하게 정리한 책 내용을 덧붙인다.

발단 (처음 일어난 사건)
호진이는 이제는 서로 말을 하지 않는 부모님 사이가 늘 스트레스다. 엄마는 호진이의 성적에, 아빠는 일에만 신경을 쓰셔서 정작 진짜 호진이를 생각하는 사람은 집에 없다. 그러다 보니 엄마가 보내준 학원도 제대로 간 날이 별로 없다. 학원에서도 호진이가 공부를 하러 오는 게 아닌 걸 알고 학원은 호진이가 학원비를 대주는 좋은 학생이기에 그냥 둔다. 그러던 어느 날 학원에서 엄마에게 호진이가 학원을 빠진다는 걸 알렸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엄마는 호진이에게 따져 물으셨다. 호진이는 자기도 모르게 자기의 손목을 잡고 재촉하는 엄마의 손을 뿌리쳤고 그때 아버지가 퇴근하고 돌아오다 그 모습을 보았다. 아빠는 호진이 얼굴에 손자국이 남을 정도로 쎄게 귓방망이를 날렸다. 그런데 엄마가 아빠한테 소리를 질렀다. "호진이한테 손대지마" 그때부터 동네가 떠나갈 정도로 큰 소리로 두 분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시길래 호진이는 조용히 집을 나왔다. 그리고 생각했다. 그리고 다시 집에 들어 갔을 때 엄마와 아빠는 소곤소곤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때 호진이 귀에 "헤어지자" 란 말이 똑똑히 들렸다. 엄마와 아빠는 결국 이혼을 하시려는 것 같다. 호진이는 여기서 가만히 있으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호진이도 이 가족의 구성원이고 1/3의 존재감을 알리고 싶었다. 그래서 가출을 하기로 했다. 그래서 삼촌한테 연락을 했다. 삼촌은 아빠와 사이가 안 좋아서 호진이가 삼촌한테 가도 아빠는 모를 것이라고 생각했다. 삼촌한테는 부모님한테 허락을 받았다고 이야기하면 믿어 주실거라고 생각했다. 처음에 삼촌이 여행을 간다고 하길래 ‘이것이다!’ 싶어 삼촌이 알려준 곳으로 가기로 했다. 삼촌은 ‘여자친구’라는 자전거여행 단장이었고 오늘부터 사람들과 함께 11박 12일로 자전거 여행을 떠날 계획이었다. 그래서 어쩌다 보니 자전거여행의 조수로 호진이도 합류하게 되었다.
전개 (발단으로 벌어지는 여러 사건들)
처음에는 호진이도 자전거를 타야되는지 긴장했는데 다행이도 삼촌은 호진이에게 트럭을 태워 주셨다. 팀장인 만석이형이 자전거 선두에 서고 함께 가는 멤버들이 중간에서 자전거를 타고 호진이와 삼촌은 트럭을 타고 맨 뒤에 따라갔다. 자전거여행 첫 날은 서로 합을 맞추는 단계로 78킬로만 간다고 했는데 웬걸 이것도 쉬워 보이지 않았다. 첫 인사 때 밝았던 사람들의 표정도 자전거를 좀 타기 시작하자 미소가 사라졌다. 자전거 여행 멤버 중 아버지가 대신 신청했다는 희정이 누나가 결국 힘들고 잠 잘 곳이 처음 이야기한 부분과 다르다며, 집에 돌아가겠다고 환불을 요청했으나 아버지의 강압으로 포기하고 남기로 했다.
여행 둘째날. 오늘은 100킬로가 넘는 거리에 작은 언덕들도 있다고 한다. 자전거에 서툰 희정, 은영, 목영우 아저씨가 계속 무리에서 쳐졌다. 만석이형과 묘기자전거의 달인인 원안이 형이 옆에서 도와줬지만 이들은 정말 힘들어했다.
언덕을 오르는 길이 역시 힘에 부쳤다. 결국 희정이 누나가 뻗어서 호진이가 자전거를 타고 희정이 누나가 트럭을 타기로 했다. 이 더위에 엄두가 안났지만, 삼촌의 강압에 어쩔 수 없었다. 겨우 창원에 도착해 교회 3층 옥상에서 잠을 자는데 심지어 배까지 고팠다. 하지만 외출금지라는 조건때문에 나가지도 못하고 더위에 지쳐 결국 1층 슈퍼마켓 주인에게 아이스크림 하나씩 던져 달라고 해서 먹고 잠을 잤다. 다음 날은 대구까지 가는 날이었다.
 
위기와 절정 (갈등과 문제해결을 위한 과정)
전화를 받고 있던 삼촌의 표정이 심각했다. 아빠가 어떻게 알았는지 삼촌한테 전화를 했다. 아빠에게 엄마랑 이혼할 거면 집에 가지 않겠다고 했다. 중간에 비가 억수같이 내려서 춥기까지 했다. 대구를 가려면 엄청 가파른 가지산을 넘어야했다. 가지산을 넘는 건 정말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대구에 들어서니 비가 그치고 불볕더위가 시작되었다. 중간에 엄마가 삼촌에게 엄청난 욕을 해대는 전화를 했다. 호진이는 엄마에게도 그러면 집에 돌아가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원주로 가는 길에 결국 희정이 누나가 쓰러졌다. 삼촌이랑 내가 트럭에 태워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에 급히 차를 세워놓고 응급실로 들어갔다. 다행히 일사병이라고 했다. 삼촌이 차에서 돈가방을 가지고 오라고 해서 주차장으로 갔는데 차가 보이지 않았다. 차를 도둑 맞은 것이다. 경찰을 불렀지만 언제 찾을 수 있을지 묵묵부답이었다. 삼촌은 자전거 카페에 공지 글을 올렸다. 결국 자전거 동호회 회원의 제보로 도둑을 잡았다. 하지만 삼촌은 도둑을 경찰에 넘기지 않았다.
벌써 자전거 여행이 사흘밖에 남지 않았음을 깨닫고 끝나가는 자전거여행을 아쉬워하며 함께 자전거를 탄 아저씨, 누나들과 친해지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다들 자전거여행에 참여한 굵직한 사연들이 있어서 눈물도 찔끔 났다.
 
그런데, 삼촌이 트럭을 훔쳐갔던 영규형을 만석이형 후임자라며 데려왔다. 호진이는 삼촌에게 항의했으나, 삼촌은 호진이에게 삼촌의 경험담을 이야기하며 호진이를 달랬다. 결국 영규형까지 합류해 이제 최고 힘든 미시령 고개만 남았다.
결말 (이야기가 어떻게 끝나는가)
역시 미시령 고개는 달랐다. 가지산을 넘었다고 이제는 어느 언덕도 넘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미시령은 미시령이었다. 그래도 여행의 마지막이기에 이렇게 힘든 상황도 아쉬었다. 결국 미시령에 도착했고 우리의 여행도 거의 막바지에 다다랐다. 미시령에서 내려와 이상한 마을로 들어가니 광수짬뽕이라는 간판이 보였다. 여기 2층이 여자친구의 사무실이었다. 광수짬뽕에는 치연이누나와 광수아저씨가 있었는데 알고 봤더니 삼촌이랑 치연이누나는 서로 사귀는 사이, 그리고 자전거 여행을 교대로 하는 사업 동반자였다.
다음 날 통일전망대까지 달린 후, 자전거 여행이 종료되었다. 다들 아쉬움을 뒤로한 채로 속초 터미널에서 헤어졌다. 나는 여자친구 사무실로 와서 삼촌의 짜장면 배달일을 도왔다.
그러다 문득 좋은 생각이 났다. 다음 자전거 여행에 엄마와 아빠를 초대하는 거다. 그리고 자전거 여행 종착지인 부산에 내가 가 있다가 엄마와 아빠를 만나고 우리 가족 셋이서 서울로 자전거 여행을 하는 것이다. 땀을 흠뻑 흘리고 나면, 엄마와 아빠의 사이도 다시 좋아지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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