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이후의세계] 트럼프 재선은 실업률이 관건이다.

 

이제 적어도 지구에 사는 우리에게 코로나19가 사라진다는 건 가능성이 희박해 보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우리의 삶의 방식은 조금씩 변화해 가고 있고, 우리는 그 변화에 익숙해지고 있다. 영화 <반도>가 개봉했을 때, 사람들의 삶의 패턴이 바뀌고 있음을 실감했다. 적어도 <반도>만큼은 개봉날 영화관에서 혼자 영화를 보게 두지는 않을 것 같았는데, 물론 내가 간 영화관이 원래 관람객이 적은 극장이기는 하지만, 설마 혼자보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혼자 보게 되면서 이제 코로나19로 인해 떠나간 관람객은 익숙해진 넷플릭스를 더 사랑하는 것이다. 바뀐 삶의 패턴은 이제 되돌아오지 않고 달라진 것이다. 그래서 '코로나이후의 세계'가 궁금했고, 그런 화두를 담은 책을 찾았고, 그 검색에 걸린 책이 <코로나 이후의 세계> 였다.

 

많이 아쉬운 건 <코로나 이후의 세계>가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로 바뀔 우리 삶의 다양한 분야에 대해 미래학자인 저자의 견해를 '짧게' 다뤘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의 추측이, 물론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는 추측이지만, 수긍이 간다는 점은 우리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는 선에서 더 멀리 나아가지는 못했다는 점이다.

 

저자는 코로나19가 불러온 재택근무 시스템이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에도 계속 되리라 보고 있고, 그로 인해 우리의 일자리, 교육방식, 부동산 등등 많은 분야에 영향을 미칠 거란 이야기다. 사실, 미국에서는 재택근무가 많이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한국에서 직장을 다니는 내게 재택근무는 여전히 먼 이야기처럼 들린다. 이번에 많은 기업들이 짧게나마 재택근무기간을 거쳤지만, 유독 우리 회사는 출근을 고집했기에 더 멀리 느껴졌기는 하지만. 그래서 여전히 내게는 재택근무가 '어쩌면 언제가' 이루어질 먼 미래처럼 느껴지는데, 저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이제 재택근무는 '어쩌면 언제가'에서 '이제 곧'으로 가까워졌고, 앞으로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도 원격근무, 재택근무 일자리를 선호할 것이라는 점이다. 또한, 한국도 이번 일을 계기로 의대 정원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듯이 의료, 보건 분야의 일자리 쏠림 현상은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온라인 교육의 활성화로 교육의 길드시스템이 해체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명문대학에서 이루어지는 그들만의 네트워킹이 단숨에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시간이 갈수록 네트워킹은 약화되고 온라인으로 저렴하게 다수를 상대로 교육하는 시스템으로 바뀔 거라고 본다는 데, 과연 대학서열화가 심한 한국에서도 그럴지는 의문이다.

 

저자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정부의 무제한 양적완화 부분이다. 정부의 복지지원, 사회보장제도 유지로 부채는 급증하고 있는데, 핵심생산인구는 감소하고 있으니 정부의 재정건전성을 우려하는 건 대부분이 공감할 것이다. 미국에서는 특히 적자기업이 증가하고 있고 자동차 담보대출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재택근무의 일상화로 출퇴근에서 자유로워져서 수도권에 과밀되어 있는 집들의 집값도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사무실, 자영업 가게의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새롭게 인식한 부분이 '공급망'일 것이다. 그동안 택배를 주문하면, 며칠 안으로 내집 앞에 배송되어 있으니, 공급망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코로나19로 너도 나도 마스크를 주문하면서, 국가간 화물 운송이 줄어들면서 직구했던 물품의 배송기간이 늘어나면서, '공급망'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금 깨닫게 된 것 같다. 생필품, 의료용품에 대한 공급망 확보는 앞으로도 중요 할 것 같다. 또한, 식량 자급률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하면서 집앞에 텃밭을 키우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 같다고 하는데, 이부분은 땅이 넓은 미국의 경우인 듯 하다.

 

유튜브에대한 미디어 의존도가 심화되면서 허위합의편향도 점점 심해지고 있다. 허위합의편향은 자신의 의견이나 선호, 신념, 행동이 실제보다 더 본편적이라고 착각하는 자기중심성 개념이다. 유튜브에서 자기가 보는 비슷한 영상만 계속 추천을 해주니, 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즐기는 콘텐츠를 보고 있다는 착각이다. 허위합의편향이 확대되면서, 사실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견해가 들어간 주관적 진실이 사실보다 더 중요시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정치 분야이다. 올 11월 트럼프 재선을 앞두고 있는 이 와중에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궁금했는데,트럼프의 재선은 실업률이 좌우할 것이라는 확언. 경기순환의 사이클과 대선의 사이클이 보통 비슷하게 가는데, 불황은 선거 시작 전 또는 후로 많이 시작되는데 트럼프 대선 전에 다음번 경기 침체가 시작할 것으로 저자는 보고 있다. 지난 100년간 재선에 실패한 대통령은 단 3명 밖에 없었을 정도로 이례적이기는 한데, 경기 침체기에 접어들고 실업률이 증가하면 트럼프는 재선에 성공하기 힘들 거라는 전망이다. 사실, 미국 경제가 2009년 6월 이후로 계속 확장 국면에 있었는데, 이는 경기 사이클상 가장 긴 순환이었기 때문에 더 길어지기는 힘들 거라고 본단다.

 

이 글의 시작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사람들은 이제 재미있는 영화가 개봉해도 극장을 찾지 않듯이, 너도 나도 해외로 나가는 여행 패턴에도 변화가 있을 거라고 저자는 보고 있다. 코로나19동안, 홈캉스의 즐거움, 자동차로 떠나는 소소한 국내여행에 즐거움을 찾으면서 사람들의 여행 패턴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는데, 국내에도 적용될지는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