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부도의날] 영화는 아쉽지만, 두 번 당하지 않게 준비해야겠다

 

우리의 복구할 수 없는 아픈 역사 IMF 사태가 터진지도 20년.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으니, 경제위기 10년 주기설이 모락모락 나오는 와중에

 

[국가부도의날]이 이 시점에 나온 건 의도한 타이밍일까, 우연일까.

 

어느정도 의도한 타이밍이겠지만, 타이밍은 정말 기가 막히다.

 

맨날 뉴스에서 가계부채가 위기고, 자영업자 대출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다는 기사가

 

줄을 잇고 있으니...

 

김혜수, 유아인, 허준호, 뱅상카셀 등 화려한 라인업으로 쌈빡한 경제영화를 기대했다.

 

아니면, 최소한 그 시절 무참히 당할 수 밖에 없었던 서민들에게 위안이 될 수 있는 드라마를 기대했다.

 

 

하지만, 우리 국민도 감당할 수 없었던 IMF 사태를 [국가부도의 날]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버거웠던 것 같다.

 

영화는 IMF 사태를 선포하기 직전 1주일을 다양한 인물을 통해서 보여준다. 마치 영화 [빅쇼트]처럼.

 

하지만, [빅쇼트]가 대부분 실제인물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한 것과 달리

 

[국가부도의 날]은 '당시에 비공개 비상대책팀이 있었다'는 한 줄의 기사 외에는 팩트가 없으니,

 

인물들이 다 있었을 법한 사람들로 재구성하다보니, 그만큼 힘이 빠지는 것 같다.

 

특히, 국가부도를 예견한 유아인의 캐릭터가 영화의 다른 캐릭터들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튀는 모양새다.

 

 인터넷 뉴스 사연, 해외 거래처의 태도에서 feel받아 국가부도를 예견하고, 증권회사를 나와서 풋옵션 회사를 차리는데,

 

가능성은 없지 않지만, 문제는 상황에 일관적이지 않은 캐릭터의 태도이다. 그러다 보니, 캐릭터로 말하려는 바가 분명하지 않다.

 

 

허준호의 에피소드로는 당시 서민들의 공감을 얻고 싶고, 김혜수의 에피소드로는 정부 고위 관료들의 무능함을

 

보여주고 싶었겠지만, 유아인의 에피소드로는 위기를 기회로 만든 인물의 이야기를 보여주지만, 캐릭터가 모호해져

 

다른 에피소드와 잘 붙지 않는 느낌이다.

 

 

결국 섹시한 경제영화를 기대했지만, 불안만을 가중시키는 영화가 탄생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빅쇼트]가 자꾸 떠오르며, 아쉬움만 남는다.

 

[빅쇼트]가 대중영화는 아니어서 [빅쇼트]처럼 갈 수는 없었겠지만,

 

최소한 IMF 사태의 원인과 책임에 대해 명확하게 보여줄 필요는 있었을 것 같은데,

 

[국가부도의 날]은 두루뭉술하게 무능한 정부에게만 화살을 돌리고 끝내는 모양새다.

 

물론, 위기 대처에 소홀히 한 정부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사태의 본질을 명확하게 보여주지 못하고, 대~충 정리하는 찜찜함을 남겨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