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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늑대의 탈을 쓴 인간이 아니라 인간의 탈을 쓴 늑대야"

 

늑대로 불린 인간병기, 인랑

 

티저만 봤을 때, 이것만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소재가 있을까?

 

이런 비주얼에 '인간병기'라는 소재는 기대를 불러일으키기 딱 좋은 소재이다.

 

거기다, 김지운 감독에 강동원, 정우성, 김무열이 나온다니.

 

놓칠 수 없는 영화이다.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정말 저 대사처럼 '인간'이 아니라 '늑대소년'같은 '늑대'인 줄 알았다.

 

감정이 태어날 때부터 소멸된.

 

하지만, 아니었다. 그건 아니었다.

 

인간을 그렇게 훈련시켰다는 거지 임중경은 여전히 사람이었다.

 

그래, 티저만 보고 나혼자 상상이 잘못된 건 인정해야지.

 

그런데, 늑대인줄 알았던 사람 임중경이 사람이다보니, 미술, 로케이션은 훌륭하지만, 그냥 저냥 평범한 드라마가 나와 버렸다.

 

 

소재가 너무 매력적인데, 원작은 이럴것 같지 않아서 원작만화를 봤다.

 

<공각기동대>를 쓴 오시이 마모루의 2편짜리 짧은 만화인데, 8개의 챕터로 되어 있고 각각의 챕터는 사냥개, 들개, 전투견, 유랑견 등으로

 

챕터가 나누어져있다. 각각의 챕터의 내용은 소 타이틀에 걸맞은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각의 챕터는 느슨하게 큰 줄거리로 이어진다.

 

만화는 '충성스러운 개' 한테서 모티프를 얻어

 

비상 전시 체제에서 개처럼 훈련받은 정예부대의 효용가치가 사라지자, 그들을 정리하려는 권력자들과의 대치,

 

거기서 발생하는 사건 위주로 짤막하게 구성되어 있다. 그러다보니 부각되는 캐릭터들이 별로 없다.

 

영화 [인랑]은 원작의 설정은 그대로 가져왔지만, 우리나라 상황에 맞게 조금 수정하였고

 

캐릭터들과 플롯을 새롭게 구성했다. 만화와는 설정과 '인랑'이라는 소재, 아이디어만 빌려왔고

 

거의 새롭게 태어났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이 훌륭한 소재를 멜로로 풀기보다는 비상 전시 체제에서 권력자들에게 처절하게 희생당하는 인랑의 이야기로 풀어갔다면

 

요즘 시기에 더 선호하는 이야기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택배기사 역이었던 <골든슬럼버> 때와는 전혀 다른 강동원의 다부진 몸에 행복했지만,

 

(일부러 그런 것 같지만) 캐릭터의 성격을 너무 드러내지 않아서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정말 살아있는 만화처럼 보일 정도로 미술, 로케이션은 헐거운 스토리를 가려줄 정도로 훌륭하고

 

액션씬은 세련되게 긴장감을 몰아가지만,

 

전반적으로 초반 설정이 너무 길고 장황하여 메인 플롯이 에필로그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오시이 마모루의 이 심오한 만화를 이만큼 상업적으로 풀어낸 시도는 분명 인정해야 하지만, 방향성에서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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