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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노 가즈아키의 초기작 중 하나인 <그레이브디거>

 

<13계단>으로 화려하게 데뷔한 후, <유령인명구조대>, <그레이브디거>, <KN의비극>, <제노사이드>로 이어지는 다카노 가즈아키의 작품 스타일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항상 추리소설의 형태로 흥미를 돋우면서, 묵직한 사회적 메시지는 빼놓지 않아 일고나서도 생각하게 만든다.  <그레이브디거>도 작가의 다른 작품들과 비슷하게 우리 사회의 부조리함을 고발하면서, 이번에는 특히 부패한 경찰 조직의 부조리함을 은근 슬쩍 고발하면서, 긴박감 넘치는 스토리로 책 속에 빠져들게 만든다.

 

외모로 사람을 평가하기는 싫지만, 책 속의 묘사가 그러하니. 얼굴만 딱-봐도 악당 인상인 야가미는 유소년 시절 소년원도 다녀오고 나쁜 짓이란 나쁜 짓은 꽤나 많이 하고, 또 알기도 하는 그런 사람이다. 그런데, 그런 야가미도 인생에서 한 번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골수이식을 하기로 결심한다. 골수이식은 2일 후에 진행되고, 내일 밤에는 입원을 해야 하는 데... 공교롭게도 정체불명의 살인 사건에 연루된다. 덕분에 악당 인상답게 살인자로 몰리게 된 야가미는 결국 도주하게 되고, 누군가에게 쫓기는 지도 모르고 도망치게 된다. 과연, 야가미는 골수이식에 성공하고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까?

 

쫓는 자와 쫓기는 자. 그들의 24시간 논스톱 릴레이인 <그레이브디거>는 영국의 전설을 차용하여 더욱 궁금증을 유발한다. 쫓기는 자가 보통은 정의로운 주인공인데, 이번에는 떳떳하지 않은 선악을 모두 가진 캐릭터라는 점에서 새롭고 생동감있다. 살인의 방법이 너무나 잔인하여 소름끼치게 만들정도로 오싹한 기분을 주면서 흥미를 유발하다가 등장인물을 교묘히 활용하여 독자로 하여금 다각도로 의심하게 만들고, 마지막에 깔끔하게 정리해주지만, 약간의 의아심은 남는다. 골수이식은 꼭 한 번만 할 수 있는 건 아닌데, 왜 꼭 무리해서 이번 기회에 해야하는 것인지, 그리고 에필로그에서 갑자기 살아 돌아온 곤도 다케시는 어떻게 된 건지? 물론, 도모토의원이 거의 죽기 일보 직전인 것 같긴 하지만, 그것을 위해 무리해서 살인을 저지른다는 것은 조금은 논리가 빈약해 보인다.

 

그래서 좀 아쉽지만, 읽는 동안에는 역시 술술- 넘어간다. 면발이 술술 넘어가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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