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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라다니는 거 신문지 아니에요~

<반지의 제왕>에 버금가는 SF 대하소설 <듄>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줄도 모르고 영화 <듄>을 봤다. 광활한 사막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낯설고 매혹적인 영상의 힘만으로도 이미 볼 이유는 차고 넘쳤으니까. 영화 <듄>은 무조건 스크린으로 봐야 의미가 있을 것 같은 느낌 아닌 느낌이 들었으니까.

사막의 힘

'이것은 위대한 시작이다'라는 카피문구처럼 영화 <듄>은 소설 <듄>의 첫 권 정도의 내용을 담았다. 1965년에 출간된 프랭크 허버트의 소설 <듄>이 총 6권까지 나왔으니, 정말 방대한 소설의 첫 편 정도를 시작한 셈이다. 그래서 영화 <듄>을 검색하면, '소설을 안읽어도 이해가 되나요?' 등등의 질문이 많은 것이다. 프랭크 허버트는 이제 없고, 프랭크 허버트의 아들이 <듄>을 이어서 집필하고 있다니 아직 6권으로도 끝난 소설이 아니고, 두꺼운 책 6권의 방대한 분량이 이미 있다 보니(정말 <반지의 제왕>에 버금가는 이야기의 양) 사실 영화 <듄>을 보다 보면, 내용은 대충 이해가 가지만, 파고들어서 생각을 해보면, 뭔가 미심쩍거나 질문이 많이 생겨서 검색창을 찾게 된다. 도대체 베리 게네딕트 종족은 뭐고, 왜 대모는 중간에서 000 행동을 하고, 도대체 지금보다 훨씬 미래 세계인데, 저렇게 야만인처럼 아직도 칼로 싸우지?, 그리고 미래 세계인데 왜 다시 황제야? 등등의 궁금함이 생기는 데, 이런 궁금함이 생기다 보니 영화를 보는 내내 답답할 수는 있다. 또한, '이것은 위대한 시작'인 것처럼 영화에서 뿌린 떡밥들도 이번 영화에 다 회수해가지 않고 남겨둔다.

미래사회는 역시 여자가 key

이번 편의 <듄>은 무려 2시간 35분의 RT를 가지고도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한 것이 아니고, 앞으로 나올 방대한 이야기의 프롤로그 정도를 보여준다고 생각하고 영화를 보면 되는데, 신기한 건 도입부를 2시간 35분씩이나 보여주면 이야기가 루즈해지고 지루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들 수 있지만, 정말 신기하게도 <듄>의 시간은 모래처럼 사라진다. 긴 러닝타임, 맛보기만 살짝 보여주는 스토리치고는 스토리가 약해 또는 답답해 하품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듄>을 보고 있으면 시간이 사막의 신기루처럼 금세 사라진다. 그게 바로 사막의 힘이랄까.

<듄>에서도 아쿠아맨은 아쿠아맨!

원작자 프랭크 허버트도 미국 어드매의 광활한 사막을 보고, 이 거대한 이야기를 구상했다고 하니 '사막의 힘'은 무한의 상상력을 끌어내는 원천이었듯이 영상으로도 엄청난 힘을 분출하고 있다. 2편은 어느 정도 제작이 확정된 것 같고, 감독인 드니 빌뇌브도 3편까지는 만들었으면 한다니, 앞으로 몇 편이 더 나올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듄>의 팬으로서, 한편만 더, 한편만 더. 하는 마음.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L.O.V.E

이제는 '끝맺음'을 약속하지 않고 영화를 만들기도 하고, 마블이 보여준 '영화' 포맷의 세계관 확장, OTT 시대의 '영화' 포맷의 변화로 '영화' 한 편으로 오롯이 완결된 이야기 구조를 보여주기를 기대하는 시대는 끝났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도대체, '영화'는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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