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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소설 분야 베스트셀러 목록을 보면, 항상 상위에 있는 책 <불편한 편의점>이다. 책 표지만 봐도 따뜻하고 인심 좋게 생기신 할머니가 보이는 게 뭔가 므흣해지는 느낌이 나는 소설일 것 같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이 책을 읽고 있으면 가슴이 따뜻해지고 가끔은 눈가가 촉촉해진다.

서울역에서 지갑을 잃어 버린 염 여사는 한 남자로부터 자신이 지갑을 주웠으니 서울역에서 만나자는 전화를 받는다. 목소리부터 어눌하고 더듬는 것이 뭔가 수상쩍은 사람일 거라는 예감을 한 염 여사. 서울역에 도착해서 지갑을 넘겨받으려는 찰나, 지갑을 주운 그 남자가 누군가로부터 흠씬 두둘겨 맞고 있는 장면을 목격한다. 서울역 노숙자였던 그 남자는 염 여사의 지갑을 뺐으려는 다른 노숙자로부터 지갑을 지키려고 맞고 있었던 것. 그 남자의 행동에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한 염 여사는 자신의 편의점으로 데리고 가서 산해진미 도시락을 건넨다. 그리고 언제라도 도시락이 먹고 싶으면 자기네 편의점에 오라고 이야기한다.

그 후, 야간 알바 대타로 일을 하던 염 여사가 위험한 상황에 처하자 어디선가 나타난 남자가 염 여사를 도와준다. 남자에게 따뜻한 온정을 베풀었던 염 여사에게 은혜를 갚기 위해 남자는 편의점 주위를 배회하다가 상황을 목격한 것이다. 남자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한 염 여사는 남자에게 편의점 야간 알바가 되어 달라는 뜻밖의 제안을 한다.

불편한 편의점은 서울역 노숙자였던 독고씨의 갱생 프로젝트이지만, 편의점을 오가는 많은 조연들이 함께 어우러지며 훈훈함과 따뜻함을 전한다. 작가의 문체는 보통의 다른 작가처럼 개성 있거나 작가만의 독특한 컬러가 있는 문체는 아니지만, 담백하게 상황을 표현하면서 깊은 울림을 주는 매력이 있다. 또한, 신파로 흐를 수 있는 상황에 유머를 톡톡 뿌려 무거워지지 않고 가볍게 공감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웃으면서 울리는. 그런 소설이다. 위로가 필요한 독자들이 이 책을 집어 든다면, 분명 옥수수수염차를 원 플러스 원으로 득템 한 것 같은 느낌이 들 것이다. 나도 이참에 옥수수수염차로 술을 끊고 싶게 만드는 묘한 힘이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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