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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이 저물어가고 있다. 이맘때쯤이면 <트렌드 코리아>를 사 보기 시작한 게 햇수로 3년된 것 같다. 코로나 era로 2년을 보내고, 종식이 눈앞에 보이다가도 느닷없이 한 뼘을 훅 앞서 나가서 정말 코로나 forever 같기도 한 요즘 '트렌드 키워드'를 뽑는 게 어려울 만큼 사회가 분화되었다. '나의 트렌드를 당신이 모르는 것이 요즘의 트렌드'라는 말처럼 사람들의 생각은 미세화되었고 우리의 노동은 파편화되었다. 그만큼 사람들은 서로 '공감'하기 어렵게 되었다. '공감'하기 어렵고 서로 '교감'하기 어렵게  되면서 '불안정성'이 지배하는 '액체사회'가 되어 버렸다. 앞으로는 나노사회에 맞게 타기팅을 할 때 무조건 더 좁게, 더 깊게 타기팅을 해야 한다.

몇 배씩 뛴 부동산, 비트코인, NFT, 주식 등 자산가격으로 대한민국 모든 사람들이 '골드러시'를 꿈꾸듯 '머니 러시'를 꿈꾸고 있다. 너도 나도 돈돈돈. 투잡을 뛰어넘어 N 잡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에서 어찌 보면 당연히 최대 화두는 돈돈돈일 것이다. 게다가, 사고 싶은 것은 많아지고 내 주식만 빼고, 내 자산만 빼고 다 오르는 것 같은 FOMO증후군은 더욱더 돈돈돈에 집착하게 된다. 하지만, 모두들 '돈'만 쫓을 때 우리는 앙터프리너십을 키우고 개인적 피보팅을 시도해야 한다.

사람들은 항상 다른 사람과 차별화를 꿈꿔왔다. 과거 신분제 사회에서는 세련된 외국어와 에티켓으로 구별짓기를 했다면, 산업화 시대로 넘어오면서 구별짓기의 핵심은 재력이었다. 남들이 못 사는 사치품으로 남과 차별화를 뒀다. 그런데 이제는 풍요의 시대. 남들도 명품에 접근할 수 있어지면서 좀 더 남다른 차별화가 필요해졌다. 바로 득템력. 한정판을 쟁취하기 위해 며칠 동안 줄 서기도 마다하지 않는 오픈런이나 브랜드 충성도를 증명하여 제품을 획득하게 하는 나이키 래플이 그 예이다. 

코로나19로 해외에 나가기 힘든 상황에서 국내여행은 오히려 특수를 누리고 있는 요즘 사람들은 처음에는 시골로 여행을 가봤다가 마음에 들면 시골에 머물어보고 해 볼 만하단 생각이 들면 시골에서 자리를 잡고 이 또한 괜찮으면 둥지를 튼다. 러스틱 라이프는 세대별로도 좀 다르게 소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현재의 열풍을 지자체에서 잘 이용한다면, 최고의 기회가 될 것 같다.

이제 '길티플레저'는 가고 '헬시 플레저'가 온다. 사람들이 365일 다이어트를 하게 되니 '맛'을 따지게 된다. 저칼로리로 즐길 수 있는 자극적인 '속세의 맛'이 가능한 제품들이 나오고 있고 이런 제품들이 히트를 치고 있다. 이제 괴롭지만, 참으면서 다이어트를 하거나 운동을 하거나 하는 시대는 지났다. 운동도 재미있게! 다이어트도 맛있게!

벌써 '난 알아요' X세대가 부모가 되었다. 그것도 10대 자녀를 둔 부모가 되었다. 10대 자녀와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는 X세대가 바로 Xteen이다. Xteen은 요즘 '세대'로서는 가장 주목받는 'MZ세대'와 '오팔세대' 사이에 끼여 있어서 '식빵세대' 이기는 하지만, 사실 이들은 소비지출이 가장 많은 세대에 속하고 자기 계발도 열심히 하는 세대이다. 자녀와의 소통도 중요시하여 자녀와 함께 게임도 즐기는 엑스틴의 소비력에 이제는 주목해야 할 때다.

머릿속에서만 맴돌았는데 딱 나를 지칭할 수 있는 키워드를 찾았다. '바른생활 루틴이' 아무것도 아닌 평범한 인생이지만, 그 인생에 최선을 다한다는 자기 다짐적 삶의 태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들은 매일, 매시간을 아끼며 살아가지만, 무언가 대단한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려는 것이 아니다. 소소하게 그 순간순간을 열심히 사는 데에 목적을 둔다. 아이들에게는 자유학기제와 원격수업, 직장인들에게는 재택근무로 자기 시간이 많아지면서, 이 시간들을 무의미하게 흘려보내지 않기 위해 자기만의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바로 바른생활 루틴이이다. 

올해 '메타버스'라는 단어를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들으면서 정말 우리의 기술력이 성큼 발전했음을 실감할 수 있는 사례들이 많았다. 진짜 인간은 아니지만, 인간보다 더 인기가 많은 로지를 보면서 98년에 등장했던 아담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가상 세계가 얼마나 실재에 가깝게 구현하느냐에 따라 사업의 성패가 갈릴 것이다. 이른바 실재감테크. 다중감각을 활용하여 지금 바로 함께한다는 동시성을 포함하고 현실을 넘나들며 체험해 볼 수 있는 체험성을 갖춘다면 실재감 테크에 더욱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의 레키모토 랩이 개발한 미세 전류가 흐르는 포크나 케이오-NUS CUTE 연구소에서 개발한 디지털 레모네이드 실험은 정말 충격적이다. 실재감 테크의 핵심은 최대한 현실에 가깝게 만들어 현실의 삶에 도움이 되는 보조도구가 되는 데에 있다.

사회 전반에 걸쳐 모든 분야가 변화를 겪지만, 특히 유통분야에서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그동안 B2C에만 익숙했던 유통이 이제 C2C, H2H까지 제품이 소비자를 만나는 과정이 다양해지고 있다. 이제는 확실한 아이디어만 있다면, 누구나 제품을 생산하고 소비자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이제는 필요한 제품을 사기위해 쇼핑하는 시대가 아니라 무심코 보다가 필요함을 인지하고 쇼핑하는 시대가 되었다.

바야흐로 '내러티브'가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단순히 시간의 흐름에 맞게 이야기를 해주는 스토리텔링과는 다른 해석적 소통의 방식인 내러티브를 브랜드에 입혀낸다면, 브랜드의 가치를 뻥튀길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내러티도 돈이 되는 내러티브 자본의 시대. 그만큼 소비자들에게 통할 수 있는 내러티브를 입혀주는 능력이 필요하다. 내년 두 건의 큰 선거를 앞두고 있는 이 시점 유권자의 마음을 흔들 내러티브를 구축하는 쪽이 승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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