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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놀란의 [오펜하이머]가 심상찮다. 올여름 기대작이었던 한국영화 4개 타이틀 중 <밀수>,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나름 선전하고 있지만, 그래도 예전만 못한 관객수로 '이제 진짜 영화관은 끝인가?'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동안 이런 저렁 핑계로 '영화관보다 넷플릭스'하던 지인들의 반응이 심상찮다. 그들이 극장을 가고 있다. 광복절에 개봉한 타이밍도 좋았지만, 크리스토퍼 놀란의 강렬한, 그리고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연출력은 언제나 관객들을 극장으로 향하게 만드는 강력한 무기다.
오펜하이머는 핵무기를 개발한 과학자의 전기영화다. 이렇게 말하면, 고리타분한 일대기를 상상할 수 있지만, 게다가 [오펜하이머]의 러닝타임이 3시간이라고 말하면, '화장실을 참을 수 있겠어!' 이렇게 말할 수 있지만, 크리스토퍼 놀란이 만든 전기 영화는 시작부터 다르다. 시간을 1차원적으로 다루지 않다 보니, 세 개의 다른 시간대가 교차편집으로 보여진다. '오펜하이머는 어릴 적 또는 젊은 시절 이렇게 똑똑해서 핵무기를 만들었습니다'가 아니고 오펜하이머가 핵무기를 만드는 시간, 그리고 핵무기를 만들고 난 후, 1954년 오펜하이머의 청문회가 진행되는 시간, 그리고 1959년 루이스 스트로스의 청문회까지 세 개의 시간대가 겹쳐서 진행되면서 초반에는 도대체 '뭔가~' 싶다가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감독의 의도가 다 드러난다.
# 세 개의 시간대
크리스토퍼 놀란의 전작 영화들을 봤다면, 낯설지 않은 문법이겠지만, 전기 영화를 이렇게 세 개의 시간대로 교차하다보니 인물이 훨씬 입체적으로 보인다. 또한, 핵무기를 개발하여 전쟁을 종식시킨 스타 과학자가 결국 왜 이런 청문회에 불려 나오게 되었는지 궁금증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면서 이 세 개 사건의 인과관계를 스스로 묻게 되면서 궁금하게 만든다.
#color vs. black&white
오펜하이머가 핵무기를 만드는 시간과 그의 청문회 시간은 컬러로, 루이스 스트로스의 시간은 흑백으로 보여진다. 또한, 오펜하이머의 시간은 핵분열로, 루이스 스트로스의 청문회는 핵융합으로 소제목을 달리 달아 오펜하이머가 수소폭탄을 만드는 것을 반대했다가 루이스 스트로스의 희생양이 되면서 몰락하는 과정과 오펜하이머가 핵무기를 만드는 과정을 극명하게 대비시켰다.
# 놀란의 최대 장기, 인물의 심리를 표현하는 인서트
크리스토퍼 놀란의 전작들을 본 관객이라면 이제 그의 문법이 익숙해졌겠지만, 캐릭터의 심리를 묘사하는 추상적인 인서트가 압권이다. 킬리언 머피의 몽환적인 표정과 추상적인 인서트와 더불어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사운드는 영화의 몰입도를 최대치로 끌어올린다.
오펜하이머는 물리학을 순수하게 좋아했던 한 과학자가 암울한 시대를 만나 자기의 뛰어난 지식을 인류를 재앙으로 몰아갈 수 있는 핵무기를 만드는 데 사용하여 위대한 발명에 성공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스스로 자괴감에 빠지는 내용이다.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노벨이 노벨상을 만들었듯이 위대한 과학자였음에도 불구하고 핵무기라는 인류를 핏빛으로 물들게 할 수밖에 없는 '무기'를 만들었다는 현실에 오펜하이머는 끝까지 마음이 편치 않았으리라. 그래서 수소폭탄을 만드는 것에도 반대했지만, 과학자는 과학자일 뿐. 자신의 손에 피가 묻은 것 같다는 오펜하이머의 말에 버튼을 누르라고 지시한 건 나였다고, 세상 사람들은 자신만을 기억할 거라고 당당히 말하는 트루먼을 보면서 다시 한번 정치인 포비아가 발동하는 건 비단 나뿐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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