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7. 3. 16:55ㆍ영화나부랭이
시간이 맞는 영화를 찾다보니, [월드워z]를 보게되었다.
개인적으로 좀비영화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6개월이 넘도록 영화, DVD는 물론, 케이블채널의 영화도 한 편 본적이 없기에 그저 '영화'라는 것이 너무 보고 싶었기에 그냥 가리지 않고 보았다. 뭐, 그런 맘으로 봐서 그런지 역시 [월드워z]는 지난 재난 영화들의 공식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아니, 그런 맘으로 봐서 그런게 아니라 [월드워z]는 숱하게 봐온 재난영화의 구성의 틀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다. 다만, 재난을 해결하는 스케일은 더욱 커졌고, 보기만해도 불편한 좀비들이 떼로 나오니 저절로 눈을 찔끔 감게 만드는 긴장감은 있다.
하지만, 극 안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긴장감이 아니기에 그것은 그냥 공포영화와 다를바없다. 공포감을 극대화하기위해 좀비들이 등장하는 왠만한 장면들은 몹씬으로 보여줘 정말 스케일에 승부를 걸었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좀비들이 탑을 쌓아 예루살렘의 벽을 넘으려는 모습은 거친 CG지만, 충분히 압도적이다. 하지만,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이 영화를 [진격의 거인]과 비교하기도 한다는데, 영화의 원작을 읽어보지 못해 모르겠지만, [월드워z]와 [진격의거인]은 스토리의 깊이감에서 전혀 다르다. 다만, 압도하는 비주얼만 같을 뿐이다. [워킹데드]로 B급 영화의 소재거리였던 좀비들이 메가톤급 블록버스터영화에 주연을 맡게 되었는데, 글쎄, 나에게는 좀비는 아직 B급 영화에만 나와줬으면 좋겠다. 재난 영화를 보는 이유는 상상 이상의 재난으로 아무런 사건, 사고 없는 조용한 우리의 삶을 상상을 통해 잠시나마 드라마틱하게 만들어주는 기회를 제공해주기 때문에 보는 것인데, 그 재난의 원인이 좀비라면, 그냥 공포영화가 되기 때문에 상상하기도 싫어진다.
영화를 보면서, 역시나, 드는 생각은 재난시에 도움이되는 직업을 갖는게 진정 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빠가 UN조사관이었기에 국가재난 상황에서도 헬기를 보내주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난민촌으로 보내지는데, 군함에서 생활할 수 있고.(물론, 아빠가 행방불명되니 가차없이 버려졌지만) 그래도 부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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