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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정상에서 추락하여 죽은 남자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 해준, 그리고 이 사건의 용의선상에 오른 죽은 남자의 젊은 아내 서래. 남편의 죽음에 보인 평범하지 않은 반응에 그녀는 제일 먼저 용의선상에 오르게 된다. 해준은 서래를 잠복 수사하고, 심문하면서 도리어 그녀와 가까워지고 그녀에게 빠져들게 된다.

산 정상에서 떨어진 남자, 정말 자살일까? 타살일까?

그동안 맡은 사건들을 진심을 다해 수사했고 자기 일에 프라이드를 가진 품격있는 형사 해준은 서래를 만나 '붕괴'되고, 서래는 해준을 붕괴시킨 후, 해준을 사랑하게 되었고 해준을 붕괴 이전으로 되돌리기 위해 자기만의 방식으로 그를 구하려 한다.

[헤어질 결심]은 철저하게 해준(박해일)의 시점으로 진행된다. 해준이 서래를 보고, 서래에게 끌리면서 다른 사건을 수사하면서도 다른 공간에 있으면서도 툭툭 들어오는 서래의 컷들은 해준이 서래에게 스며들고 있음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그중 잠복 수사하면서 마치 서래와 같은 공간에 있는 것처럼 보여주는 연극적 연출은 해준의 마음을 직설적이면서 효과적으로 보여준다. 유부남과 유부녀였던 사이로 만나 서로 "좋아한다, 사랑한다" 그 흔한 대사 하나 없이 서로의 마음을 긴장감 있게, 절절하게 보여준 연출이 역시 남다르다.

모든 걸 다 알게 되었다고 생각한 해준과 아무것도 모른 척 한 서래가 서로 사건으로 얽히면서 결국 해준은 아무것도 몰랐던 남자가 되고 서래는 모든 패를 쥔 여자였던 것이 드러나면서 서로 반전이 되는 해준과 서래의 관계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항상 기대 이상의 미술을 보여주었던 전작들처럼 [헤어질 결심]에서도 경찰서, 해준의 집, 서래의 집 등 우리가 생활하고 익숙한 보통의 공간이지만 전혀 익숙하지 않은 느낌으로 공간을 재구성하여 보여준다. 여느 경찰서와는 다른 드넓은 취조실, 절제된 톤의 해준의 사무실, 좁은 계단, 서래의 집의 예사롭지 않은 벽지 등 독특하지만, 과하지 않은 공간의 미를 제공한다. 또한, 산에서 시작하여 바다로 끝나는 계획적인 로케이션의 미학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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