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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1]에 이어 [마녀2]에서도 실험체인 한 소녀가 탈출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리고 우연히 실험체인 소녀는 경희(박은빈)를 도와주게 되고 경희는 사연 있어 보이는 소녀를 돌보게 된다. 소녀를 잡기 위해 또는 찾기 위해 백총괄(조민수)의 지시를 받고 본사요원 조현(서은수)과 상해랩에서 도망친 토우 4인방의 소녀를 향한 숨 막힌 추격전이 시작되는 데...


[마녀2]는 [마녀1]에서 자윤이 백총괄을 만나서 그녀의 아킬레스건(머리가 터져버리는)을 시한부이지만 임시 해결을 한 후 몇 년 후의 이야기이다. [마녀1]과 마찬가지로 한 소녀가 랩에서 탈출하고 천사같이 착한 새로운 가족을 만나는 [마녀1]과 오버랩되는 도입부이지만 결국 이 모든 게 자윤의 의지와 계획이었던 [시즌1]과 달리 [시즌2]의 소녀는 의지로 탈출을 한 것 이 아니다. 누군가로부터 '깨움'을 당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경희를 만나 오히려 순수하게 따뜻함을 느끼고 경희로부터 받은 따뜻함을 경희를 보호함으로써 돌려주고 싶은 새로운 의지가 생긴다.

그런데, 문제는 결정적인 순간에 그 의지는 수동적으로 변한다.  그러다보니 이야기가 자꾸 소녀를 죽이려는 암살자들에게 힘이 실리면서 주객이 전도된 모양새가 된다. 본사 요원 조현과 토우 4인방의 대비되는 악의 모습에 더 시선이 가고 정작 우리의 주인공 소녀는 배경이 되어 버린다. 아쉬움을 한 가지 더 추가하자면, 막상 우리의 주인공 소녀는 다른 실험체들의 기준이 되는 아이이기 때문에 종 자체가 월등하여 아무리 강한 레벨의 악한 자들이 와도 소위 급이 달라 싸울 때 긴장감이 없다. 마치 슈퍼맨과 인간의 대결이랄까. 쫄깃하고 짜릿한 액션씬을 기대했는데, 피만 난무한 잔혹한 액션씬이 되어 버렸다.


실험체들이 레벨업되면서 싸움의 강도가 세지고 로케이션이 시원시원해지면서 액션은 화려해지고 폭력성은 더 강해지면서 지루하지는 않지만 보고 나면 뭔가 공허한 느낌이다. 그래도 [마녀1]때도 기막힌 반전이 기다렸듯이 [마녀2]에서도 만만치 않은 반전이 준비하고 있어서 반전을 드러낸 후에는 [마녀2]가 [마녀3]로 가기 위한 중간 에피소드라는 생각에 이 스토리 전개가 비로소 이해가 된다. [마녀2]만을 오로지 독립된 영화로 놓고 봤을 때는 아쉬움이 들 수밖에 없겠지만, 이어지는 시리즈의 중간 에피소드들이 가질 수밖에 없는 한계로 이해해준다면, 그리고 [마녀1]에 비해 확장된 세계관에 의미를 부여한다면 2시간이 아깝지는 않을 것이다. [마녀1]에 비해 유니언, 초인간주의 그룹으로 '마녀'의 세계관이 조금 더 확장되었고, 앞으로 더 이어지는 시리즈에서 세계관을 키워가며 단단해지기를 기대하는 수밖에.

이종석, 박은빈, 진구, 조민수, 서은수, 그리고 신시아까지 화려한 라인업에 실제로도 흠잡을 데 없는 연기를 보여주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토우 4인방이 제일 궁금한 건 나만 그럴까. 이런 숨겨진 씬스틸러들.

[낙원의 밤]으로 박훈정 감독의 영화를 처음 봤고, 엄태구의 외로움의 잔상이 기억에 오래 남아 [마녀1]을 뒤늦게 본 후, [마녀2]를 봤는데 [마녀1]을 안봤으면, 재미가 완전 반감되었을 것 같다. [마녀1]을 못 봤다면, 요약본이라도 보고 가시길. 그리고, [마녀2]에 엄태구 님도 카메오로 살짝 등장하니 꼭 놓치지 마시길. 그리고 한국영화로 드물게 쿠키영상이 있으니, 게다가 길이도 길고, 나름 3편의 방향성을 제공해주고 있으니 꼭 보고 나오시길!

[마녀1]편에서 풀리지 않았던 답답함이 [마녀2]에서도 여전히 존재하지만 그 답답함을 3편에서는 시원하게 풀어주고 마녀 세계관을 확실히 정립해주고 끝나길 응원해본다. (아마도 3부작이 마지막이지 아닐까 기대하는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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