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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함께한 제주 1박 2일 여행 둘째 날. 벌써 집에 돌아가는 둘째 날이라니! 가는 시간을 붙잡고 싶지만. 오후 1시에 거문오름을 예약해 놔서 오전에는 서귀포 근처 예쁜 카페에서 브런치를 먹으며 분위기를 느껴 보기로 했다. 예전에 올레길을 걸을 때 알게 된 UDA 카페가 생각나서 재방문하였는데, 역시 그대로였다.

UDA카페는 10시 30분에 오픈해서 우리는 근처를 좀더 둘러보다 들어갔는데, 이날도 날씨가... 한여름이라 머릿속에는 '시원한 아아'만 생각이 났다. 그러다 보니, 10:30분 정각에 입장을... UDA카페에서 커피 한잔 하며 보이는 풍경이 그림 같다. 선선한 저녁에는 밖에 앉아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눠도 좋을 것 같은데, 아쉽게도 저녁 7시면 닫는다.

커피 한잔 후, 1시 거문오름 전에 대충 식사를 해야할 것 같아서 몬테크리스토 샌드위치와 샐러드를 주문하였다. 달달하면서 느끼한 몬테크리스토 샌드위치는 정말 커피와 환상 궁합이다.

UDA카페에서 12시에 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거문오름까지 1시간이 빠듯하게 걸려서 예약한 탐방시간에 늦어 100미터 달리기 좀 했다. 제주도에 오름이 400개 가까이 있지만, 거문오름은 한라산, 성산일출봉과 함께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자연유산이다. 그래서 사전에 예약을 해야만 탐방이 가능하다. 거문오름을 예약하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길.

http://www.jeju.go.kr/wnhcenter/black/reserve.htm

 

제주특별자치도

자연·문화·사람의 가치를 키우는 제주

www.jeju.go.kr

입구에서 거문오름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해설사분과 함께 탐방을 하게 되는데, 코스는 크게 3코스이다. 분화구가 내려다보이는 정상만 다녀가는 정상코스(1시간 소요), 정상과 분화구를 둘러보는 분화구코스(2시간 30분), 전체를 둘러보는 코스(3시간 30분)이다. 해설사분이 분화구코스로 탐방을 안내하여서 우리도 분화구코스로 자연스럽게 가게 되었다. 정상코스는 오르막길이라 좀 힘들지만, 정상코스를 내려와서 분화구코스를 돌게 될 때는 분화구 주위를 돌게 되는 코스여서 힘들지 않다.

거문오름 초입에는 삼나무가 빼곡하게 심어져있다. 길 따라 양쪽에 흙이 다 파여있는데 요게 오름이 주저앉고 있다는 증거라는... 그래서 주저앉는 오름을 관리하기 위해 탐방인원도 제한하고 있고 오름 안식년을 갖기도 하는 것 같다.

요 식물은 뭘까요~? 요건 바로 천남성!!! 조선시대 때 제주도로 귀양온 양반들에게 임금님이 사약을 내리면 천남성이랑 여러 약재를 섞어서 사약을 만들었다고 한다. 바로 사약의 주재료 천남성. 그런데 생긴 걸로 봐서는 참 탐스럽다.

정상은 456m로 높지는 않다. 그래도 정상까지는 계속 오르막길이라 걷다 보면 숨이 찬다. 다행히도 숲 속이어서 바람도 잘 불고 시원해서 걷기가 많이 힘들지는 않다.

정상에서 바라보면 분화구가 보이지만, 그냥 우거진 숲 느낌이랄까?

1시가 마지막 탐방시간인데, 분화구코스로 돌다보면 3시 30분쯤 끝나게 된다. 그런데 숲 속이라 해가 빨리 어두워져서 4시만 되어도 야생동물이 출몰한다고 한다. 그래서 해설사분이 열정적으로 해설하다 시간이 지연되다 보니 정말 뛰다시피 걷게 되었는데 갑자기 한 곳에서 멈추셨다. 신기하게도 에어컨을 틀어놓은 것 같은 찬기가 드는 곳. 그곳이 바로 풍혈자리였다. 신기한 자연의  힘.

거문오름에는 수직동굴, 산전동굴, 만장굴, 김녕굴, 푹오름동굴 등 용암동굴이 있다 보니 지질학적으로 보존의 가치가 높다. 그래서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봐서는 깊이를 알 수 없지만, 35m나 된다는! 떨어지면 살아서 나올 수는 없다! 동굴 외에도 태평양 전쟁당시 일본군이 만든 갱도 진지도 10여 곳이나 된다. 이런 곳에서까지 전쟁이라니. 상상할 수는 없지만.

거문오름은 한여름에 탐방해도 덥지않게 둘러볼 수 있는 코스인 듯싶다. 해설사분의 자세하고 유익한 설명을 듣고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생각났다. 다음번에는 아이들과 함께 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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