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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SBS의 주중 드라마를 보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월-화 드라마 <신의선물>과 수-목 드라마 <쓰리데이즈>의 장르가 그동안 지상파 미니시리즈들이 흔히 다루었던 장르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아이리스>, <유령>, <투윅스> 등 범죄 액션드라마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월요일 부터 목요일까지 주중에 하는 두 편의 드라마가 모두 이같은 장르를 가진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범죄 스릴러의 구조를 갖고있는 <신의선물>이나, 정치 스릴러에 가까운 <쓰리데이즈> 두 편을 주중에 나란히 배치했다는 것은 SBS에서 <유령>과 <추적자>로 이미 시청자들의 반응을 한 번 봤었기에 가능했으리라 보인다.

 

TV 특히 지상파채널의 시청층이 날이 갈수록 노령화되고 있는 가운데, 젊은층에서 선호도 높은 범죄드라마를 편성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선택인데, 월-화, 수-목 드라마 모두 범죄드라마를 선택했다는 점은 꽤나 신선했다. 물론, <쓰리데이즈>는 <신의선물>에 비해서 조금 시청층이 높긴 하지만.  지난해 tvN의 <나인>으로 타임슬립 추리드라마가 큰 반향을 일으키고, SBS의 <너의 목소리가 들려>, <주군의 태양> 등 판타지가 가미된 복합장르 드라마들이 인기를 끄는 것을 보고 올해는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간 시도를 한 듯 보인다. <신의선물>, <쓰리데이즈> 두 편 모두 스릴러가 가미된 타임리미티드 드라마라는 점에서 역시 작년 드라마 키워드인 복합장르적 성격을 갖고 있다.

 

자기 복제를 반복하는 가족드라마, 케미가 부족한 로코물에 다소 진부함을 느낀 시청자들에게 이번 SBS의 선택은 탁월한 선택이었던 듯 보인다. 물론, <신의선물>이 이미 월화의 대세인 <기황후>에 밀려 10%가 채안되는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고, <쓰리데이즈>가 전작 <별에서 온 그대>만큼의 폭발력을 보이고 있지는 않지만, 적어도 이 두 드라마는 20-30대의 젊은층들에게는  많이 회자가 되고 있기는 하다. 더불어, 기존 드라마에 식상해 TV를 떠나있던 사람들을 다시 TV 앞에 앉히는 힘도 조금은 있는 듯하다.

 

<신의선물>이 회를 거듭할수록 이보영의 진심 묻어나오는 연기와 견고하게 짜인 드라마가 케미를 일으킨다면, <쓰리데이즈>가 한국사회에서 일어났던 사회적 사건들을 잘 버무려 현실감을 장전해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면, 다음 분기에는 MBC나 KBS에서도 좀 더 새로운 시도를 하는 드라마들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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